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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어 빨판 같은 패치로 약물을 쑤욱~
  • 전선규 기자
  • 2024-02-12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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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을 들여다보니 아이디어가 샘솟네!

인류는 자연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다른 생물들을 관찰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어왔어요. 이처럼 생물체가 가진 유용한 기능을 모방(본뜨거나 본받음)해 인간 생활에 적용하는 기술을 ‘생체 모방 기술’이라고 해요. 지금껏 인류가 일궈온 수많은 혁신 뒤에는 자연에서 얻은 영감(창조적인 일의 계기가 되는 자극)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간 다양하게 적용돼 온 생채 모방 기술이 최근 또 다시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요. 주로 생물의 생김새에서 실마리를 얻었던 것에서 나아가 생물체가 지닌 구조와 기능, 특징 등을 이해해 정교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지요. 최근 과학자들이 ‘무엇’의 ‘어떤 점’에 감명 받았는지 알아보아요.



‘따끔’ 주사 대신 ‘찰싹’ 패치로 약물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약물 전달 패치. 한쪽 면에 문어 빨판을 모방한 흡착 컵들이 붙어있다. 성균관대 제공



흐물흐물한 연체동물의 대표 주자, 문어는 둥그런 머리와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지요. 이들의 다리에 있는 ‘빨판’에 관심 가진 국내 연구진이 최근 주사 없이 약물을 쉽게 피부 깊숙이까지 전달하는 방법을 마련했어요.


성균관대 방창현 화학공학부 교수와 김기현 약대 교수 연구진은 문어 빨판을 모방한 ‘약물 전달 패치’를 개발했어요. 이 같은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나노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지요. 피부로 약물을 전달하는 방법은 원하는 곳에 바로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하지만 인체를 보호하는 피부의 각질층(피부의 맨 위층)을 뚫고 약물이 들어가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어요.


이에 연구진은 문어 빨판과 같이 생긴 ‘흡착 컵’이라는 이름의 기구를 개발했어요. 앞서 2017년 방 교수는 문어 빨판의 흡착력(달라붙는 힘)이 이 기구와 같은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밝힌 바 있어요. 엎어 놓은 컵 안에 둥근 돌기(뾰족하게 도드라진 부분)가 있는 구조의 이 기구를 물체의 표면에 대고 눌렀다 떼면 흡착력이 생기지요.


연구진이 개발한 약물 전달 패치의 한쪽 면엔 문어 빨판 같은 작은 흡착 컵들이 붙어 있어요. 이를 피부에 달라붙게 하면 피부 각질층의 구조를 변형시켜 약물이 깊은 곳까지 스며들게 되지요.



잠자리 참고하니, 더 가볍고 강한 날개가!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보잉 777’. 보잉 홈페이지 캡처


잠자리 날개 표면은 복잡한 패턴들로 구성돼 있다. 피즈오아르지 홈페이지 캡처



‘새’의 비행을 통해 탄생한 비행기는 ‘잠자리’ 날개에서 영감을 받아 진화하고 있어요. 지난해 6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마수드 아크바르자데 미국 펜실베니아대 디자인스쿨 건축학 조교수 연구진은 잠자리의 날개를 참고해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항공기인 ‘보잉 777’의 날개를 재설계했어요.


연구진은 잠자리의 가볍고 튼튼한 날개에 주목했어요. 잠자리는 파리 같은 다른 곤충들과 달리 날개를 접지 못하지만 비행능력만큼은 최고 수준을 자랑해요. 연구진은 비행기 날개에 이 같은 특징을 적용하면 더 적은 재료로 가볍고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연구진은 잠자리의 날개 표면에 있는 패턴에 주목했어요. 아크바르자데 조교수는 “날개의 복잡한 구성이 잠자리의 빠른 비행과 나는 힘의 원천”이라고 설명했어요. 잠자리 날개의 구조적 패턴을 모방해 새롭게 비행기 날개를 구상한 연구진은 새로운 날개가 연료와 비용을 줄여 환경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전했어요.



빙글빙글 나는 씨앗도 다시 보자



‘사마라(Samara)’라고 알려진 헬리콥터 날개 모양의 단풍나무 씨앗. CBC 홈페이지 캡처



생체 모방 기술이 동물에만 한정되는 건 아니에요. 바바라 마졸라이 이탈리아 기술연구원 생체모방소프트로봇연구소장 연구진은 단풍나무 씨앗을 모방한 친환경 발광(빛을 냄) 센서를 개발했어요.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됐지요.


공기와 습도, 오염물질 등을 감지해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데에는 여러 센서가 연결돼 있는 무선 센서 네트워크를 사용하곤 해요. 하지만 이들은 꾸준히 전원을 공급해줘야 하고 폐기물도 나와 환경에 해롭다는 한계가 있지요. 이에 연구진은 에너지가 닳거나 환경오염 걱정이 없는 단풍나무 씨앗 모양의 발광 센서 ‘아이시드(I-Seed)’를 개발했어요.


날개처럼 생긴 단풍나무 씨앗은 나무에서 떨어진 뒤 회전을 시작해 일정한 속도로 떨어져요. 연구진은 이 같은 특징에 착안해 추가로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아도 센서가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연구진은 “단풍나무 씨앗 모양의 발광 센서는 바람에 따라 비행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라고 설명했어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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