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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참사 막은 기적 뒤엔 철저한 준비가…
  • 전선규 기자
  • 2024-01-09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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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네다 공항 항공기 화재로 주목받는 ‘90초 룰’


지난 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항공의 항공기에서 동체가 뚫리는 사고가 발생한 모습. 포틀랜드=AP뉴시스 


비행 중이던 미국 알래스카 항공의 항공기 동체(항공기의 날개와 꼬리를 제외한 중심 부분) 옆 부분에 큰 구멍이 뚫리는 사고가 최근 발생했어요. 커다란 구멍으로 공기가 빠져나가 기내에 산소가 희박해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지요. 


이에 앞서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선 항공기 충돌로 인해 발생한 화재로 일본항공의 여객기가 전부 불에 타는 사고도 있었어요. 긴박한 상황에서 탑승자 379명이 전원 탈출에 성공해 화제였지요. 이처럼 최근 비행기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대형 참사를 막은 결정적 비결로 이른바 ‘90초 룰’이 주목받고 있어요. 



지난 사고의 교훈으로 만들어진 ‘생존 규칙’



지난 2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서 일본항공 여객기에 불이 붙은 모습. 도쿄=AP뉴시스


‘90초 룰’은 기체 충돌이나 화재 같은 비상 상황에서 모든 승객이 90초 이내에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돼야 한다는 규정이에요. 여러 항공기 사고를 경험한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1967년 모든 항공기 제조업체에 요구한 요건으로, 항공사들 또한 해당 룰을 안전 매뉴얼로 삼고 있지요.


FAA가 제시한 요건에 따르면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44석 이상의 좌석을 가진 모든 여객기에서 승객 전원이 90초 이내에 탈출할 수 있음을 테스트를 통해 증명해야만 항공기를 출하(생산품을 시장으로 내보냄)할 수 있어요. 이때 승객 중 여성의 비율은 40% 이상, 50세 이상 탑승객은 전체의 15%가량이어야 해요. 승객 가운데 유아도 있어야 하고, 담요 같은 장애물이 설치된 어두운 환경이어야 하는 등 구체적인 조건에서 테스트가 진행되지요.


90초 룰은 비극적인 사고를 겪으며 보완을 거듭하면서 지금의 형태를 갖췄어요. 기장이 안내 방송을 하지 않아도 승무원이 직접 승객을 탈출시킬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등의 변화가 있었지요. 최근의 일본 항공기 화재 사고에서도 승무원들이 육성과 확성기로 탈출 명령을 내렸다고 알려져요.



철저한 대비와 훈련이 만들어 낸 기적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불에 탄 일본항공 여객기의 모습


일본항공의 여객기에서 발생한 화재는 항공기 전체가 불에 탈 만큼 아찔한 사고였음에도 탑승객 전원이 생존해 ‘90초 룰의 기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와요. 일본 일간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90초 룰에 따라 안전사고에 대한 훈련을 철저하게 진행해온 것으로 유명해요. 1985년 8월 도쿄에서 오사카로 향하던 일본항공 여객기의 추락 사고로 탑승객 대부분이 숨진 비극이 벌어진 이후부터 이어진 대비책이지요.


일본항공 승무원들은 매년 한 차례씩 90초 룰에 따라 승객들의 비상 대피를 돕는 훈련을 받아요. 훈련에 합격하지 못한 승무원은 직무가 정지되지요. 이에 더해 일본항공은 본사에 40여 년 전 참사 당시의 사고 잔해와 증언 등을 전시해 직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고 알려져요.


90초란 시간은 비상 상황에 모두가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이에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90초 룰이 지켜지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아요. 그중에서도 특히 90초 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승객들의 협조적인 자세. 비상 상황에 모든 승객들은 짐을 두고 빠르게 몸만 탈출해야 하지만 귀중품이나 소지품을 과감히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거동이 불편한 어린이나 노약자의 이동도 승객들이 서로 도와야 가능한 일이지요.



기적 같은 생존에 우연은 X, 지켜야 할 행동 수칙



화재가 발생한 일본항공 여객기에서 승객들이 탈출슈터를 통해 비상탈출하는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일본항공 승객들은 항공기에 불이 붙은 직후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탈출 슈터를 타고 밖으로 탈출했어요. 탈출 슈터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항공기 출입구에 부착하는 긴급 탈출 미끄럼틀. 이처럼 비상탈출을 해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행동 수칙이 있어요.


우선 얇은 재질로 만들어진 탈출 슈터에 오르기 전에는 뾰족한 구두나 금속 안경 같은 날카로운 것을 전부 벗어야 해요. 탈출 슈터는 물 위에서 구명보트로도 쓰이기 때문에 찢어지지 않도록 훼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지요.


승무원의 지시에 믿고 따르는 것도 생존에 있어 특히 중요해요. 승무원들은 비상착륙으로 비행기가 멈추면 재빨리 비상구를 열고 탈출 경로를 마련한 뒤 안내방송으로 충격 방지 자세와 비상구, 탈출 요령 등을 설명해요. 돌발 상황에는 ‘자세 낮춰’ ‘발목 잡아’ ‘머리 숙여’ 등의 구호를 빠르게 계속 외치며 안내하지요. 이들의 안내에 따라 질서 있게 행동하는 것이 핵심.


이때 승객들은 자신의 일행을 챙기기보다는 탈출에 집중해야 해요. 다 함께 움직이려다 다른 승객의 탈출까지 방해하는 등 혼란을 빚을 수 있으므로 일행은 탈출 후에 찾아야 한다는 점을 꼭 유의해야 해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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