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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가짜가 판치는 세상… 올해의 단어 ‘authentic’
  • 김재성 기자
  • 2023-11-30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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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미국의 출판사 메리엄웹스터의 사전. 메리엄웹스터는 올해의 단어로 ‘authentic’을 꼽았다. AP뉴시스 자료사진


[1]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이 가고 새로운 팬데믹이 시작됐어요. 허위 정보의 대유행에 ‘가스라이팅’(교묘하게 조작된 상황에 놓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당할까 걱정하다 이젠 진위(진짜와 가짜) 구분이 어려워 ‘진짜’가 뭔지 찾아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전 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가 팬데믹(2020년) 백신(2021년) 가스라이팅(2022년)에 이어 올해의 단어로 ‘진짜’ ‘참된’ ‘진정한’이란 뜻의 ‘어센틱(authentic)’을 선정했어요. 인공지능(AI)이 만드는 *딥페이크 시대 ‘진짜의 위기’를 반영한 단어예요.


[2] 올해의 단어는 조회수와 검색량으로 선정돼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막말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체포당하는 가짜 이미지가 확산될 때마다 ‘authentic’ 검색량이 증가했어요. 미 국방부가 화염(타는 불에서 일어나는 붉은빛의 기운)에 휩싸인 가짜 사진이 ‘속보: 펜타곤 근처에서 폭발’이라는 제목으로 유포됐을 때는 검색량뿐만 아니라 미국 금값이 치솟고 뉴욕 증시(증권 시장)가 하락했어요. 가짜가 진짜 시장을 움직인 거예요.


[3] 요즘 전쟁은 가짜정보와의 전쟁이기도 해요. 특히 취재가 통제된 중동전에서 ‘온라인 병사’들의 암약(어둠 속에서 날고 뛴다는 뜻으로, 남들 모르게 맹렬히 활동함)이 활발해요. “이스라엘 총리 병원에 긴급 이송”이라는 속보가 전해졌지만 거짓이었어요.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축구 스타 호날두, 다섯 아이를 업고 안은 팔레스타인 아버지도 AI 합성물이었지요. 이스라엘 기관에 따르면 전쟁 관련 소셜미디어 계정 5개 중 1개가 가짜예요.


[4] ㉠“거짓말이 지구 반 바퀴를 도는 동안 진실은 신발을 신고 있다”는 말이 있어요(영국 소설가 조너선 스위프트). 실제로 자극적인 정보를 선호하는 소셜미디어의 보상 체계 탓에 가짜의 확산 속도가 훨씬 빨라요. 매사추세츠공대 연구진에 따르면 허위 정보가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이 진짜보다 6배 빨랐어요. 트위터를 인수해 회사명을 ‘X’로 바꾼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에선 authentic해야 한다”며 사용자 인증 유료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가짜정보 퇴치는 못 하고 ‘authentic’ 조회수만 올려놓았어요.


[5] 거짓말도 인플레이션(물가가 오르는 현상) 법칙을 따라요. 통용(일반적으로 두루 씀)될수록 가치가 떨어지고 진짜가 주목받지요. ‘잔인하도록 진실된’ 영국 왕실 얘기를 담은 해리 왕자의 자서전 ‘스페어’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됐어요. 테일러 스위프트는 가창력과 함께 “살찐 내 모습이 더 좋다”는 진솔함 덕분에 억만장자가 됐어요. 65세 여배우가 처지고 주름진 몸으로 나오는 넷플릭스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가 흥행한 한 해였어요. 연출된 이미지 가득한 인스타그램에 질린 청년들이 보정 불가 프랑스 앱 ‘비리얼(Be real)’로 몰리고 있어요. 내 눈도 내 귀도 믿을 수 없는 가짜 시대의 역설(겉보기엔 앞뒤가 맞지 않지만 그 속에 의미를 담고 있음)이에요.


동아일보 11월 29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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