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이 제13회 유네스코 청년포럼에 참석해 무대를 선보이는 모습. 파리=AP뉴시스
“음악의 신이 있다면~♬”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자리한 유네스코 본부 메인홀에서 익숙한 곡이 울려 퍼졌어요. 우리나라 인기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곡 ‘음악의 신’이지요. 이들이 이곳에 등장한 건 제13회 유네스코 청년포럼에서 연설과 무대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K팝 가수가 유네스코 총회급의 행사에서 연설과 무대를 모두 이끄는 세션을 배정받은 건 이례적이라 관심이 쏠렸지요. 세븐틴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K팝 아이돌 그룹은 최근 국제기구(국제적 목적이나 활동을 위해 두 나라 이상의 회원국으로 구성된 조직) 연설대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국제기구가 K-아이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건 왜일까요?
“포기하기엔 우린 너무 젊다”
세븐틴이 오드레 아줄레(가운데)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네스코 청년포럼은 유네스코 총회와 함께 2년마다 열리는 행사. 이곳을 찾은 세븐틴은 ‘청년 간의 연대, 교육이 청년과 지구의 미래를 바꾼다’는 주제로 연설에 나섰어요.
13명의 멤버로 구성된 세븐틴은 한국, 미국,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멤버들이 모여 있는 그룹이지요. 이에 세븐틴은 이번 연설에서 꿈을 위해 모인 이들이 하나의 팀이 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서로 소통했는지를 진솔하게 전해 울림을 줬어요.
한국인 멤버 우지는 “데뷔 당시 멤버들의 평균 나이가 17세라 서로 잘 지내지도 못할뿐더러 (세븐틴 만의) 음악 세계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그런 평가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좌절하기에 우린 너무 젊었고, 서로의 선생님이자 동료였던 멤버들이 있었기에 꿈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출신 멤버인 준은 “우리는 각자 완벽하지 않아도 함께라면 최고의 팀”이라면서 “비록 현재 많은 문제와 미래의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함께 하면 이겨낼 수 있다”고 했어요.
이처럼 ‘가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겪었던 솔직한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꿈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세븐틴은 연설이 끝난 뒤 화려한 무대를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유네스코 측은 “본부의 메인홀이 이토록 꽉 찬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세븐틴의 국제적 인기에 놀라움을 드러냈어요.
K팝스타로 젊은 세대의 시선을 쏙
방탄소년단의 멤버 RM이 연설에 나선 모습. 유니세프 홈페이지 캡처
에스파가 UN 2022 지속 가능 발전 고위급 포럼에 참석한 모습.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세븐틴 외에도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은 다양한 국제기구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요. 2018년 방탄소년단(BTS)의 국제연합(UN·유엔) 연설을 시작으로 블랙핑크, 에스파 등의 내로라하는 K팝 아이돌 그룹들이 국제기구의 홍보대사로 나서거나 연설을 진행했거든요.
지난해 열린 ‘UN 2022 지속 가능 발전 고위급 포럼’ 연단에는 에스파가 나섰어요. 에스파는 이 자리에서 “지속 가능한 지구의 생태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요.
국제기구가 우리나라 아이돌을 초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K팝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이들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각국 젊은 세대에 미치는 파급력(어떤 일의 여파나 영향이 차차 다른 데로 미치는 힘)이 크기 때문. 앞서 BTS가 유엔에서 7분간 연설을 했을 때 이를 생중계로 시청한 시청자는 약 98만 명이었어요. 유엔에서 선보인 공연 영상은 21일 기준 조회수 약 8800만 회를 기록할 정도. 즉 국제적인 관심도가 높은 아이돌 그룹을 연단에 세우면서, 국제기구에 젊은 세대의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취지지요. 이에 “우리나라 아이돌이 최근 문화외교에서 역할을 뚜렷하게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