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나 영화 속에서는 필요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멋진 로봇들이 자주 등장해요.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자동차가 순식간에 강력한 로봇으로 변신해 악당을 물리치는 것처럼 말이지요.

가상(사실이 아님)의 상황에서만 이런 로봇이 등장한다고 생각했다면 오산! 최근엔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로봇들이 실제로 나오고 있거든요. 사람이 로봇의 몸통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만들어진 로봇부터, 달리면서 모습을 바꾸는 로봇까지 등장했어요.

마치 영화 속에서 톡 튀어나온 것 같은 로봇들을 만나볼까요?

만화 속 거대한 로봇이 현실로 

츠바메 아칵스의 모습. 더 버지 홈페이지 캡처

로봇의 다리가 벌어지며 바퀴가 활성화되는 모습. CNN 홈페이지 캡처

‘높이 4.5m, 무게 3.5t(톤).’

최근 열린 ‘일본 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우리 돈 40억 원에 이르는 대형 로봇 ‘츠바메 아칵스(Tsubame Archax)’의 키와 몸무게예요. 정보기술(IT) 전문지 더 버지는 “이 로봇은 일본의 로봇 스타트업 츠바메인더스트리가 4년 동안 개발한 로봇으로 총 5대가 제작됐다”고 소개했어요.

츠바메 아칵스는 일본의 만화 영화 ‘기동전사 건담(이하 건담)’에 나오는 로봇과 닮았어요. 건담은 1979년 나온 작품으로 이 만화엔 거대한 로봇이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어요. 이전에 나왔던 만화 속 로봇들은 비현실적인 모습을 가진 경우도 많았는데, 건담 속 로봇은 사람처럼 머리, 팔, 다리가 있고 로봇의 안쪽에 사람이 탈 수 있는 모습으로 주목 받았어요.

이번에 선보인 츠바메 아칵스 역시 이와 거의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어요. 로봇의 가슴 외부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면 로봇의 내부 조종석으로 들어갈 수 있지요. 아키노리 이시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로봇 자체의 디자인은 독창적이지만, 내부에 조종석이 있는 로봇의 구조 형태는 건담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더 버지에 밝혔어요.

이 로봇은 ‘로봇 모드’와 ‘자동차 모드’를 오갈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요. 로봇 모드를 실행하면 두 다리로 우뚝 서서 손을 흔드는 등 여러 움직임을 취하는 게 가능하고, 자동차 모드로 변환하면 로봇의 다리가 벌어지면서 다리 부분에 장착되어있던 바퀴가 바닥에 닿지요. 이후 바퀴를 이용해 최고 시속 10㎞로 달릴 수 있답니다.

달리고, 날고! 자유자재로 변신

M4는 바퀴를 위로 들어 올린 뒤 바퀴를 프로펠러처럼 활용해 날 수 있다. 네이처 비디오 공식 유튜브 캡처

M4가 서 있는 모습. 네이처 홈페이지 캡처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로봇들은 자동차의 모습으로 쌩쌩∼ 달리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로봇으로 변신해요.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항공우주학과 모르테자 가립 교수를 비롯한 공동 연구진은 트랜스포머의 로봇보다 더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바꾸는 로봇을 선보였어요.

로봇의 이름은 ‘다중 이동 수단 변신로봇(Multi-Modal Mobility Morphobot·M4)’. 겉보기에는 바퀴가 4개 달린 납작한 자동차의 모습에 가까워요. 하지만 이 로봇은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꾸지요.

가령 바퀴를 굴려 길을 따라 움직이다가 이내 변신 로봇처럼 4개의 바퀴를 몸통 위쪽으로 끌어올려요. 이후 헬리콥터의 프로펠러처럼 변한 바퀴를 회전시켜 몸체를 공중으로 띄워 하늘을 날지요.

연구진은 “M4는 비행, 구르기, 기어가기, 균형 잡기를 비롯해 두 바퀴를 세워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어요.

M4처럼 모습을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는 로봇은 우주 탐사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여요. 험준한 행성을 탐사할 때 평평한 곳에선 바퀴를 굴려서, 장애물이 있을 땐 바퀴를 회전시켜 이동하며 곳곳을 탐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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