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워드] 전기레인지

가스가 아닌 전기로 열을 발생시키는 조리 기구예요.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어 주는 주체에 따라 △인덕션 △하이라이트 △핫플레이트 등으로 나뉩니다. 가스 누출이 없어 가스레인지에 비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는 단점도 있지요.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건드려 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익사이티드 캣츠 홈페이지 캡처

최근 서울 은평구의 한 빌라에서 고양이가 터치식 전기레인지를 건드린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어요. 소방당국은 소방차 14대와 소방관 50명을 동원(어떤 목적을 위해 사람 등을 모음)해 진화(불이 난 것을 끔) 했지요. 당시 집안에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민 12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어요. 불은 전기레인지와 정수기, 가재도구(집안 살림에 쓰는 여러 물건) 등을 태워 약 684만 원의 재산 피해를 남겼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가구가 늘어나며 이들로 인한 사고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일어난 화재가 대표적. 지난 6월 제주에서도, 4월 대전에서도 발생했지요.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 11월까지 고양이가 일으킨 전기레인지 화재는 모두 107건으로, 총 약 1억 4150만 원의 재산 피해를 냈어요.

터치식 전기레인지는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그 체온을 감지해 작동되는데요. 제주시 소방안전본부의 실험 결과 사람의 손가락뿐만 아니라 고양이나 강아지처럼 체온이 있는 애완동물의 발바닥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방당국은 “외출 전 전기레인지를 비롯한 여러 전열기구(전기를 이용해 열을 발생시키는 기구)의 콘센트를 뽑고, 전기레인지 주변에 쉽게 불이 붙을 수 있는 종이 등을 치워야 한다”며 “반려동물이 전열기를 조작하지 못하도록 덮개를 씌우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어요. 

▶반려동물로 인한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동물들의 행동 특성을 잘 알아둘 필요도 있어요.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에요. 높은 곳에 뛰어오르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부엌 전기레인지 부근에는 언제든 오를 수 있지요. 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물건이 전기레인지 근처에 있다면 미리 치워 사고를 방지해야 할 거예요. 화재는 물론, 열기가 남아 있던 전기레인지 때문에 고양이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어요.

전기레인지 주변에 고양이가 싫어하는 끈적끈적한 매트를 두거나 감귤 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 재미난 장난감을 전기레인지로부터 먼 곳에 놓아 관심을 끌 수도 있겠지요?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른 반려동물들을 키울 때에도 그 특성을 고려한 주의가 필요해요. 강아지는 물고 뜯는 것을 좋아하는 본능이 있는데요. 특히 이갈이를 할 때 더욱 주의해야 해요. 무엇을 물고 뜯어도 되는지 모르는 어린 나이이기도 하고, 이때는 보이는 물건들마다 즉시 입으로 가져가는 시기입니다. 갖고 놀아도 안전한 장난감을 준다면 전선을 물어 뜯어 불이 나거나 강아지가 감전될 수 있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거예요.

사랑하는 나의 반려동물과 오랫동안 안전하게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들의 특성을 고려한 노력들이 꼭 필요해요. 나와 가족들, 반려동물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을 위해서도요.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상황별 올바른 대처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좋겠지요?

[한 뼘 더] 우리 집 ‘반려동물’의 특성은?

우리 집에 함께 사는 반려동물의 특징을 떠올려 보고, 안전을 위해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써보세요.​

▶어린이동아 이선행 기자 opusno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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