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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대학생도 직장인도 의대 입시로... 이런 사회에 미래 있을까
  • 이선행 기자
  • 2023-10-24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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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부모가 입시 설명회에 참석해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수년째 이어지는 의대 광풍(갑자기 또는 무섭게 일어나는 기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과 ‘킬러 문항’(수능 시험의 초고난도 문항) 없는 수능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 대학을 다니다 입시에 재도전하는 ‘반수생’이 역대 최대인 9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미루어 셈함)이 나왔어요. 이는 지난해보다 8500명 늘어난 규모. 반수생 증가에 따른 대학 간 연쇄(사물이나 현상이 사슬처럼 서로 이어짐) 이동을 참고해 생각해보면 전국 4년제 대학 중도 탈락자(자퇴, 미등록 등의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는 사람) 수는 신입생 3명 중 1명꼴인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부가 내년부터 의대 정원(일정한 규정으로 정한 인원)을 늘린다는 소식에 대학생은 물론 2030 직장인들까지 의대 입시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요.


그동안 반수생은 1학기를 다닌 뒤 2학기 때 휴학하고 수능 준비를 하는 신입생들이 주를 이뤘어요. 그런데 2∼4학년들까지 의대 증원(사람 수를 늘림)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반수 대열(어떤 활동을 목적으로 모인 무리)에 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내년 입시가 아니라도 멀리 내다보고, 대학 수업은 비대면 과목으로 골라 듣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수능 준비를 하겠다는 거예요.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서울 노량진의 재수학원 주말반을 찾고 있다고 해요. 의사 면허를 받아 병원만 열면 정년(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 없이 연봉(일 년 동안에 받는 보수의 총액) 3억 원을 벌 수 있으니 의대 입시 준비로 인한 비용을 만회(바로잡아 회복함)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일 것입니다.


의대 쏠림으로 이공계 인재를 기르는 시스템은 이미 작동 불능 직전까지 간 상태예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취업이 약속된 서울 반도체학과 4곳의 올해 정시 합격자 등록 포기율이 정원의 150%를 넘었습니다. 1차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하고 추가 합격자 중에서도 절반이 포기했다는 뜻이에요. 이공계 꿈나무들이 진학하는 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과 포스텍에 다니다 자퇴한 인원이 5년간 1105명에 이르러요. 최근 4년간 과학고와 영재학교에 다니다 의대 진학 등을 위해 그만둔 학생 수는 319명으로 그 이전 4년간보다 63% 늘었습니다. 평범한 개원의(병원을 연 의사)가 3억 원 버는 동안 이공계에서 성공한 ‘나로호 박사’는 9600만 원을 받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아요.


현재 중2가 응시하는 2028학년도 입시부터 수능 전 과목을 문·이과 구분 없이 치르게 되면 인문계 우등생까지 의대 광풍의 영향권에 들게 돼요.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좇아 한 방향으로만 달리는 사회에 활력(살아 움직이는 힘)이 있을 리 없습니다. 첨단 기술 분야 인재 양성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에요.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증원 계획엔 의료 불균형 해소책과 함께 의대 쏠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낮추는 대책도 들어가야 합니다.



동아일보 10월 23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이선행 기자 opusno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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