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기원전 259∼기원전 210)은 진나라를 세운 뒤 늙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해서 ‘불로초(먹으면 늙지 않는다고 믿어지는 풀)’를 찾아 헤맸어요. 현대에도 늙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세계적 부자들은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늙지 않고 오래오래 살기를 원해요. 노화(늙어감)를 막는 기술이 개발되어 상용화(일상적으로 널리 쓰임)될 경우 인류는 숨질 때까지 건강하고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는 것. 부자들이 어떤 회춘(다시 젊어짐)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사우디 왕세자도 관심

무함마드 빈 살만(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회춘 프로젝트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중동 나라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왕의 자리를 이을 아들)이자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은 인체의 노화를 막고 수명(생물이 살아 있는 연한)을 늘리는 프로젝트에 매년 10억 달러(약 1조3300억 원)를 투자하고 있어요.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석유 강국’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수명 연장도 그것 중 하나.

헤볼루션 재단의 투자금을 받은 연구진이 노화 방지 연구를 진행 중인 모습.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실이 설립한 ‘헤볼루션 재단’이 수명 연장을 위한 연구에 매년 어마어마한 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어요. 헤볼루션은 건강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헬스(health)’와 진화라는 뜻의 ‘에볼루션(evolution)’을 합쳐 만든 말로 노화를 막겠다는 의지가 담겼지요.

재단 최고경영자(CEO)인 무함마드 칸 박사는 “노화의 속도를 늦추거나 노화를 방지하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미국의 대학과 스타트업(새로 생긴 벤처기업)에 투자금이 보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어요. 칸 박사는 노화세포를 예전 상태로 돌리는 연구, 세포 내 고장난 기관을 없애는 연구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늙은 세포를 다시 젊게!

제프 베이조스(사진) 아마존 창업자는 재프로그램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에 큰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노화 방지 기술에 관심이 많아요. 베이조스는 미국의 바이오 기업인 ‘알토스 랩’에 거액을 투자했어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조스를 비롯한 기업인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알토스 랩에 30억 달러(약 3조9870억 원)의 투자금을 올해 초에 전달했어요. 알토스 랩은 장기와 세포의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려 젊어지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업.

알토스 랩은 이른바 재(再·두 재)프로그램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연구해요. 유전자(DNA)를 편집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늙은 세포를 젊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 핵심. 질병으로 나이든 세포뿐 아니라 사고나 장애로 망가진 세포에도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토스 랩은 보고있어요. 알토스 랩은 권위 있는 과학자들을 각각 100만 달러(약 13억2830만 원)의 연봉을 주고 영입(받아들임)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어요.

쥐야, 비밀을 알려줘∼

구글 창업자가 세운 칼리코는 벌거숭이두더지쥐(사진)의 생태를 연구해 노화를 막는 실마리를 찾고 있다. 사이언스 홈페이지 캡처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2013년 ‘칼리코’라는 생명공학 기업을 세운 바 있어요. 칼리코는 ‘벌거숭이두더지쥐’라는 동물의 생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어요. 아프리카의 땅속에 사는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몸길이가 8㎝에 불과한 작은 동물. 평균 수명은 30년 이상으로 같은 몸집의 쥐보다 5∼10배 오래 살아요.

특이하게도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수명이 다하여 숨질 때까지 늙지 않아요. 이들은 나이가 들어서 죽는 게 아니라 주로 전염병이나 사고 같은 원인으로 숨져요. 칼리코 연구진은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 2018년 국제학술지인 이라이프(eLife)를 통해 발표했어요. 벌거숭이두더지쥐 생태의 비밀을 파헤쳐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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