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2023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그노벨상 공식 유튜브 동영상 캡처 

건강 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 변기’를 개발한 스탠퍼드 의대 비뇨기의학과의 박승민 박사가 올해의 이그노벨상 공중보건상을 수상해 화제예요.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의 유머 과학 잡지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Annals of Improbable Research·AIR)’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기발한 연구나 업적을 기념하는 상이에요. 매년 10월경 노벨상 시상식에 앞서 총 10개 분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하지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연구주제가 될 수 있어요. 얼마나 재치 넘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연구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지, 올해의 수상작을 살펴보아요.

찌르르 전기가 흐르면 짭짤함은 업↑

​
일본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전기 젓가락’. 재팬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
직접 개발한 전기 자극 포크를 들고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는 영양상 수상자

올해 이그노벨상의 영양상은 ‘짠맛을 자극하는 젓가락’을 개발한 일본 도쿄대와 메이지대 공동 연구팀에게 돌아갔어요. 연구팀은 음식의 맛을 바꾸거나 강화할 수 있는 젓가락을 내놓았어요. 음식 자체의 맛을 바꾸는 것이 아닌 맛을 느끼는 입안의 세포와 혀 등에 전기 자극을 가해 신맛 등을 감지하게 하는 원리지요.

연구팀은 같은 음식이라도 전기가 흐르는 젓가락이나 빨대 등으로 먹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어요. 참가자들은 전류가 흐르는 젓가락으로 치즈를 집어먹거나 전기가 흐르는 빨대로 음료를 마셨을 때 맛을 다르게 느낀다고 답했지요. 특히 짠맛을 더욱 강하게 느끼거나 맛이 풍부해졌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후 연구팀은 기린 홀딩스라는 기업과 함께 저염식(소금을 적게 넣어 만든 음식)을 먹어도 짠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숟가락과 그릇을 개발했어요. 이 발명품은 다이어트나 건강상의 이유로 염분(함유되어 있는 소금기)을 줄여야 하는 사람들이 소금 없이도 짭조름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거예요.

거미 ‘다리’로 인형 뽑기 가능?

​
거미 다리를 이용해 물건과 살아있는 거미를 들어 올리는 모습

​

기계공학상의 주인공은 죽은 거미의 다리를 이용해 물건을 들어 올린 미국 라이스대 연구팀이에요.

거미는 ‘굴근’이라고 하는 근육을 이용해 다리를 안쪽으로 접어요. 하지만 이 근육으로는 다리를 구부릴 뿐, 다시 펼 순 없지요. 대신 거미들은 몸속의 수압(물의 압력)을 조절해 다리를 바깥쪽으로 벌려요. 그래서 몸속 수압을 조절할 수 없는 죽은 거미는 다리가 안쪽으로 둥글게 말려있는 것.

라이스대 연구진은 연구실 복도 끝에서 발견한 죽은 늑대거미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연구진은 죽은 거미의 몸에 공기를 넣어 다리를 구부렸다가 펼치기를 1000번 정도 반복하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했어요. 그리고 이를 이용해 물건과 다른 거미를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지요. 실제로도 살아있는 거미들은 자기 몸무게의 130% 이상의 무게를 들 수 있다고 알려져요. 연구진은 “‘거미 그리퍼(잡는 도구)’는 휴대용 장치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어요.

양쪽 코털 개수가 궁금해

의학상은 콧구멍 속 털의 개수를 확인한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I) 피부과 연구팀이 차지했어요. 연구팀은 콧속의 털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시체 20구의 콧속을 들여다보는 독특한 연구를 진행했어요. 일일이 코털을 세고 분석한 결과 사람의 코에는 한쪽 당 평균 120개의 코털이 있음을 확인했지요. 이들의 평균 길이는 0.81∼1.035㎝였다고.

연구팀은 해부학 문서로는 얻을 수 없는 답을 찾기 위해 직접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어요. 이어 “자칫 괴상해 보이는 연구일지 몰라도 코털은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한 부위”라고 전했어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