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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라가 제 역할 했었다면…
  • 전선규 기자
  • 2023-09-18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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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지진-리비아 홍수는 인재였다?

모로코에선 대규모 지진이, 리비아에선 대홍수가 발생하며 북아프리카가 큰 슬픔과 혼돈에 빠졌어요. 전문가들은 이번 재앙이 예측하기 어려운 천재지변이었지만, 경고 신호에 대비하지 않고 안일하게 대응한 ‘사람의 잘못’도 있다고 분석했어요.



“국가가 우릴 버렸다”… 절망에 휩싸인 모로코



강진으로 인해 모로코 마라케시 지역의 건물들이 폐허가 된 모습. 마라케시=AP뉴시스



모로코의 지진 피해 현장에서 수색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지난 8일(현지시간) 모로코 서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30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나왔어요. 야심한 밤에 지진이 발생한 탓에 잠을 자던 시민들은 피할 새가 없었던 것으로 보여요.


전문가들은 과거에 모로코가 지진을 대비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놓친 탓에 큰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꼬집었어요. 모로코에선 1960년 남서부 항구도시 아가디르 인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해 1만2000명이 숨진 바 있어요. 2004년에는 북동부 도시 알호세이마 부근에서 발생한 규모 6.4의 지진으로 628명이 사망했지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정부가 내진(지진을 견디어 냄) 설계를 위해 건축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수년간 제자리였다고 지적했어요. 결국 이번 강진에 낙후된 진흙 벽돌 건물들은 속절없이 무너졌지요.


국가 위기 상황에 자리를 비운 국왕도 질타 받고 있어요.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는 건강상의 이유로 프랑스 파리의 저택에 머물다 지진 발생 이튿날인 9일 아침에야 모로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요. 모로코는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왕국 중 하나. 국왕은 국가 전반의 정책 결정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어요. 국가의 위기에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하는 국왕이 자리에 없어서 국민들을 구할 중요한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이 이어져요.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전 세계가 내민 구호의 손길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모로코 정부의 대응도 의구심을 자아냈어요. 지난 2월 지진 발생 직후 전 세계에 지원을 호소한 튀르키예 정부와는 대비됐지요. 모로코 당국은 여러 구조대가 모이면 혼란이 생겨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스페인과 영국,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의 도움만 받은 것으로 알려져요.



무정부 상태 리비아, 재해 막을 시스템 없었다



리비아 데르나의 한 항구의 모습을 찍은 막사 테크놀로지의 위성사진. 대홍수 이후 사진(아래)이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상황을 한눈에 보여준다. 데르나=AP뉴시스



데르나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는 모습


지난 10일 리비아 동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데르나에서 폭우로 인해 댐 두 곳이 잇따라 붕괴되며 대홍수가 발생했어요. 더 높은 지역에 있던 아부 만수르 댐이 먼저 붕괴되면서 엄청난 물이 내려와 와디 데르나 댐까지 붕괴된 것. 결국 낮은 고도에 위치한 데르나는 속수무책으로 물에 잠겼지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최소 1만1300명이 사망했으며 실종자는 1만100명에 달해요.


리비아는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정부가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 유엔과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 수도 트리폴리 및 서부 지역을 통치하는 통합정부(GNA)와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국민군(LNA) 간의 내전(한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이 10년째 이어지고 있어요.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대홍수가 발생하며 신속한 수습은커녕 정확한 피해 규모도 확인하기 어려운 참혹한 상황이에요.


생존자를 찾고 막대한 피해를 수습하기 위해선 통일된 노력이 필요하지만 두 정권 중 어느 쪽도 정부로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현재 생존자를 수색 중인 리비아 구조대는 이집트와 튀니지, 이탈리아 등에서 파견한 요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알려져요. 현지 매체 리비아 옵저버는 “국가가 지난 10년 간 둘로 쪼개져 있었어도 국민들은 그 영향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자연재해를 겪으며 단일 중앙정부의 부재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고 있다”고 말했어요.


세계기상기구(WMO)는 기상 경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어요.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국가 단위의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기상 당국이 제 기능을 했다면 국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어요.


현재 리비아에 지원을 보내려는 국가들도 리비아와의 협상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요. 게다가 물을 통해 옮겨지는 전염병 등의 2차 피해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에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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