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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에 따라 모습 바꾸는 로봇들… ‘트랜스포머’ 속 로봇처럼 휘리릭~ 변신!
  • 권세희 기자
  • 2023-06-07 12: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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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시리즈의 7번째 영화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이 6일 개봉했어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선 평범한 자동차가 강력한 로봇으로 변하며 관객의 눈을 사로잡지요.

이런 로봇이 영화 속에서만 등장한다고 생각했다면 오산. 영화 속 로봇처럼 실제로도 환경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로봇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요. 공 모양에서 2개의 바퀴가 달린 로봇으로, 액체에서 고체로 변화하는 로봇까지 나와 주목돼요. 



스르륵 녹고, 단단하게 서고



MPTM이 액체로 녹았다가(위쪽) 다시 고체로 구현된 모습. 사이언스 홈페이지 캡처


쇠로 만든 창살 안에 서 있던 흰색 로봇이 점차 녹아내려요. 마침내 흰 우유처럼 액체로 변한 로봇이 창살 사이를 빠져나오더니, 곧 본래의 딱딱한 로봇 형태로 돌아가요. 이는 미국 카네기멜론대와 홍콩 중문대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형태 변환 로봇의 모습. 로봇의 명칭은 ‘자기 활성 고체-액체 상 전이 기계(MPTM)’입니다.


액체와 고체를 넘나드는 소형 로봇인 MPTM은 해양 생물인 ‘해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어요. 해삼은 둥글고 긴 모양을 가지고 있는데, 주변 상황에 맞게 단단해지거나 부드럽게 변하지요. 좁은 바위틈에 몸을 밀어 넣거나 몸을 딱딱하게 부풀리는 것도 가능해요. 이런 점에 착안해 로봇을 개발한 것.


해삼처럼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 연구진이 선택한 물질은 갈륨(Ga). 갈륨은 무르고 광택이 있는 회백색의 금속 원소에요. 갈륨의 녹는점(고체가 액체 상태로 바뀌는 온도)은 29.8도로 인간의 평균 체온인 36.5도 보다 낮아 손으로 쥐기만 해도 쉽게 녹아요. 이런 갈륨을 기반으로 희토류 광물인 네오디뮴 자석 등을 삽입해 형태 변환 로봇을 만들었어요. 연구진은 “자기장(자석의 주위 등과 같이 자기의 작용이 미치는 공간) 변화에 따라 물질이 형태를 바꾸고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원리를 설명했어요.



분명 ‘공’이었는데?


공 모양 변형 로봇인 소라큐의 모습. 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 캡처


일본에선 공 모양의 초소형 변형 로봇이 개발됐어요. 일본 완구업체 다카라토미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니그룹 △도시샤대와 함께 개발한 ‘소라큐(SORA-Q)’라는 로봇이 그 주인공. 다카라토미는 성명(자기의 입장이나 견해를 공개적으로 발표함)을 통해 “어린이 장난감을 만든 경험이 달 표면을 따라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작은 로봇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어요.


소라큐는 운반될 때는 작은 공 모양이지만, 달 표면 등에 착륙하면 형태가 바뀌어요. 달 표면의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공 모양이 갈라지면서 이륜(2개의 바퀴) 로봇 형태로 바뀌는 것!


모양이 변하도록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로봇의 운반을 수월하게 하고, 부피를 줄여 우주선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목적이에요. 소라큐는 지구와 다른 달의 온도를 견딜 수 있도록 특수한 물질이 포함된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으로 제작됐습니다.



카멜레온처럼 색깔 변하는 로봇


카멜레온 로봇이 배경색에 따라 색을 바꾸고 있다. 서울대 제공


변하는 건 형태뿐만이 아니에요. 주변 배경색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로봇도 있어요. 서울대 기계공학부, 한양대 기계공학과 등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색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소프트 로봇 피부를 개발했다”고 밝혔어요.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은 길이가 38cm, 폭 15cm, 무게 0.9kg를 가진 ‘카멜레온 로봇’. 로봇 이름에 걸맞게 걸어가면서 주변 환경에 맞춰 플라스틱 몸통의 색을 바꿀 수 있어요. 카멜레온은 근육으로 피부 맨 위에 있는 색소 결정을 수축(오그라듦)하거나 늘리는 방식으로 몸의 색을 바꿔요. 연구진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로봇의 피부 아래에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액정 층을 넣었어요. 그 아래에는 은 나노선을 넣었지요. 주변의 색을 감지한 후 은 나노선을 가열(어떤 물질에 열을 가함)해 로봇의 색을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작동돼요.


연구진은 “카멜레온 로봇은 군용 위장(정체나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꾸밈) 기술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건물이나 자동차 색을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고 전망해요.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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