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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카타르 월드컵 여정 마무리한 태극전사들… ‘할 수 있다’는 믿음!
  • 권세희 기자
  • 2022-12-07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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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발 출전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도하=AP뉴시스

“비록 졌지만 믿음으로 할 수 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준 것 같습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우리나라와 브라질의 16강전이 끝난 직후 이날 경기에서 골을 넣은 백승호(25·전북 현대)가 한 말이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FIFA 랭킹 1위인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4대1로 패하면서 이번 대회를 마무리 했다.

비록 8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 세계적인 축구 강호(실력이나 힘이 뛰어난 집단)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대표팀은 2주간 많은 축구팬들을 행복하게 했다.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축구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주었는지 그간의 여정을 통해 살펴본다.


동료를 믿는 단단한 마음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황희찬이 골을 넣자 우리나라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는 모습


손흥민이 팀 동료의 패스에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미국의 통계 전문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을 비롯한 외신이 분석한 우리나라 대표팀의 16강 진출 확률은 9%에 불과했다. 조별리그 3차전인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같은 조의 또 다른 경기인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이었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도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 사이에 ‘믿음’이 있어 가능했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30·토트넘)의 패스를 받아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린 황희찬(26·울버햄프턴)은 “손흥민 선수가 경기 전 내게 ‘네가 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면서 “나도 손흥민 선수가 공을 잡았을 때 내게 패스해줄 것이라 믿었다”고 밝혔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드라마 같은 역전골은 동료를 신뢰하는 단단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은 이처럼 월드컵 기간 내내 동료들을 믿으며 사기를 북돋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안와골절(눈을 둘러싸고 있는 뼈가 부러진 상태)이라는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서 동료들에게 큰 귀감(본받을 만한 모범)이 됐다. 손흥민은 8강 진출이 좌절된 후에도 동료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 모두 여기까지 오기 위해 자랑스럽게 싸워줬고, 헌신하고 노력한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팀원에게 무한 신뢰 보내는 리더


선수들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벤투 감독의 모습


벤투 감독이 브라질과의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의 ‘뚝심’도 주목받는다. 2018년 8월부터 4년가량 대표팀 감독직을 맡은 벤투 감독은 ‘월드컵 원정 16강’을 이끈 첫 외국인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남다른 업적을 세웠지만 그에 대한 평가가 그간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build-up)’ 축구가 한국 축구에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것. 빌드업 축구는 벽돌을 차근차근 쌓아 올리듯 골키퍼부터 미드필드(경기장의 가운데 지역)를 걸쳐 상대 골문 앞까지 공을 전진시키는 전술. 선수 개개인의 기술과 능력을 바탕으로 공을 최대한 소유해야 하는 전술이라 비교적 약팀인 우리나라가 축구 강호들을 상대로 추구하기에는 부적절한 전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 전술을 활용해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에서 다른 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대회에서 증명됐다. 손흥민은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에 대해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모든 경기에 나서며 크게 활약한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이 과거 부진했을 때도 벤투 감독은 그를 꾸준히 기용했다. 선수 선발과 관리를 책임지는 리더의 끝없는 신뢰를 통해 선수 스스로가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 것. 황인범은 브라질전이 끝난 뒤 “황인범이라는 선수를 왜 기용하느냐고 외부에서 말들이 많았을 때 내가 감독이라면 흔들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감독님은 계속 날 믿어주었고, 덕분에 더 큰 꿈을 가지고 뛰어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우리나라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감독을 할 수 있어 더없이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웠다”면서 “한국 선수들은 내가 같이 일을 해왔던 선수들 중에서도 최고의 선수들”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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