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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가뭄에 모습 드러낸 문화재들… 메말라버린 바닥에서 찾은 ‘슬픈 발견’
  • 권세희 기자
  • 2022-08-24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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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면 울어라.”

최근 체코 북부 지방의 엘베강에서 확인된 헝거스톤(굶주림의 돌)에 새겨진 글귀다. 헝거스톤은 강의 수위(물의 높이)가 낮아지면 보이는 바위로 극심한 가뭄을 상징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과거 가뭄 때 누군가 이 글귀를 바위에 써놓았고, 평상시에는 물에 잠겨 있어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헝거스톤 외에도 최근 유럽과 중국 등의 유례없는 가뭄으로 발견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물 속에 잠겨 있던 각종 유물과 유적들. 깊은 강물 속에 있던 문화재들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지만 씁쓸한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역대급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속에 잠겼던 고인돌과 마을들


과달페랄의 고인돌의 모습. CBC 홈페이지 캡처

수백 개에 이르는 돌기둥이 저수지 바닥에 우뚝 서 있다. 스페인 서부 카세레스 주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 포착된 모습. 가뭄으로 저수지의 수위가 기존 대비 28% 이상 줄어들면서 모습을 드러낸 돌기둥들은 ‘과달페랄의 고인돌’이라고 불린다. 고인돌은 큰 돌을 몇 개 둘러 세우고 그 위에 넓적한 돌을 덮는 방식의 선사시대(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무덤으로 과달페랄의 고인돌 또한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저수지에서 발견된 이 돌들은 고인돌의 맨 위에 있는 넓적한 돌을 지탱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과달페랄의 고인돌은 1926년 독일의 고고학자가 처음 발견했지만, 1963년 당시 농촌 개발 계획에 의해 댐(강이나 바닷물을 막아 두기 위하여 쌓은 둑)이 만들어지면서 수몰(물속에 잠김)됐다. 이후 가뭄이 들어 저수지의 물이 줄면 돌기둥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약 30년 전 물에 잠긴 스페인의 아세레도 마을도 건물과 터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인 포강의 수위도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주에서도 고대마을이 모습을 보였다.


중국에선 불상들이…


러산대불의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양쯔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불상들의 모습. 로이터 홈페이지 캡처

유럽 못지않은 가뭄을 겪는 중국에선 600년 전 불상이 발견됐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성 충칭시 양쯔강의 강물이 마르면서 불상 3개가 나타난 것. 커다란 바위 가운데를 파내 만든 불상들로 연꽃 모양의 받침 위로 약 1m 크기에 이르는 불상이 있고 양옆으로 작은 불상 2개가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 불상이 명나라 혹은 청나라 때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불(돌로 만든 부처)인 ‘러산대불’의 받침대도 모습을 드러냈다. 높이가 71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의 러산대불은 당나라 시기 민강 옆 높은 절벽을 깎아 만든 석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강을 지나는 배가 안전하게 지나다니기를 기원해 제작됐다. 러산대불은 평소엔 강의 수위가 높아 받침대를 볼 수 없지만 최근 가뭄으로 석불의 받침대가 보이고 있다.


2000년 전 로마군 요새


로마군이 사용했던 요새의 모습. 트위터 캡처

넓은 부지에 반듯하게 분리된 공간들. 스페인 오렌세의 아스 콘차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자 확인된 광경이다. 서기 69∼79년 이곳엔 로마군이 주둔(군대가 머무름)했다. 로마 군대의 요새(군사적 방어시설)이자 막사(군인들이 머무르는 건물)로 사용된 이곳은 총 2.5헥타르(약 2만5000㎡)에 달하는 면적을 가진다.

1920년 고고학자에 의해 발굴됐지만, 1949년 이 지역에 저수지가 대규모로 만들어지면서 물에 잠겨 그 모습을 감췄다. 그간 이 유적은 저수지의 수위에 따라 일부가 보이기도 했는데, 이번엔 극심한 가뭄으로 전체 부지가 보이게 됐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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