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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 고흐가 자화상을 많이 그린 이유는?… 가난에 허덕인 비운의 천재 화가
  • 권세희 기자
  • 2022-07-27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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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그린 ‘별이 빛나는 밤’. 위키피디아 제공

짙은 푸른색 위로 군데군데 드러난 노란 빛. 강렬한 색감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1889년 그린 ‘별이 빛나는 밤’이다. 동이 트는 하늘을 그린 이 작품은 수많은 노래와 책 제목에도 활용됐을 정도로 다양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고흐의 대표적인 걸작(매우 훌륭한 작품)으로 꼽힌다.

거침없는 선과 화려한 색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고흐는 자화상(스스로 그린 자기의 초상화) 역시 많이 남겼다. 최근 고흐가 그린 자화상이 그의 또 다른 작품인 ‘농부 여인의 초상’ 뒷면에서 발견돼 주목받는다. 고흐는 왜 다른 작품에 자화상을 숨겨놓은 것일까? 그가 여러 점의 자화상을 남긴 이유는 또 무엇일까.


캔버스 살 돈도 없던 고흐


‘농부 여인의 초상’(오른쪽)의 뒷면에 숨겨진 고흐의 자화상(왼쪽)이 모니터에 나타나 있다.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농부 여인의 초상’ 뒷면에 있는 고흐의 자화상을 엑스레이로 찍은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고흐는 평생을 가난과 싸운 예술가였다. 1853년 3월 네덜란드 쥔데르트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화랑(미술품을 진열하여 전람하도록 만든 방)에서 일했다. 하지만 주관이 강한 특유의 성격으로 인해 화랑을 찾는 손님들과 자주 언쟁을 벌이면서 화랑에서 나오게 됐다. 이후 목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성직자의 길을 걸으려 했지만 이 역시 좌절되면서 1880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고흐는 농민과 노동자 등 하층민(계급이나 생활수준이 낮은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컸다. 그는 ‘감자 먹는 사람들’ 등을 그리면서 농부들의 일상을 그대로 표현했다.

크나큰 미술적 열망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고흐는 미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강렬한 색채와 거친 붓 터치를 특징으로 하는 그의 그림이 재평가 받아 현재는 서양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지만, 당시엔 가난과 궁핍이 늘 고흐를 쫓아다녔던 것.

이번에 발견된 고흐의 자화상에도 그의 곤궁한 생활상이 녹아있다.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에 따르면 이 자화상은 고흐의 또 다른 작품 ‘농부 여인의 초상’의 보존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X선(엑스레이) 촬영을 하던 중 발견됐다. 고흐가 자신의 자화상을 그린 종이에 판지(두껍고 단단한 종이)를 덧대 농부 여인의 초상을 그렸다는 것이 갤러리 측의 설명. 고흐가 새로운 캔버스(유화를 그릴 때 쓰는 천)에 작품을 그리지 않은 것은 미술 도구를 사기도 힘들만큼 가난했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생활고에 시달린 고흐가 돈을 절약하기 위해 이를 재사용해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 대신 내 모습을…”


고흐의 자화상인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고흐는 노란 해바라기를 자주 그렸지만, 해바라기 외에도 주기적으로 그렸던 것이 있다. 바로 고흐 자신의 얼굴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이번에 발견된 자화상까지 합해 고흐의 자화상은 총 36점이라고 추정했다. 말 그대로 추정일 뿐이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자화상이 더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흐의 자화상 가운데 널리 알려진 것이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이다. 이 작품 속 고흐는 귀에 붕대를 칭칭 감고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고흐의 친구이자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인 폴 고갱과의 다툼 뒤에 그린 것. 고흐가 고갱과 심한 갈등을 겪은 후 스스로의 귀에 상처를 내고, 이를 치료 받은 뒤 자기 모습을 그려 탄생한 작품이다.

그런데 고흐는 왜 이렇게 많은 자화상을 남겼을까. 원래 고흐는 자신의 모습 대신 다른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그에게 그림을 맡긴 사람이 많지 않아서 자신을 모델로 삼아 인물 그림을 그린 것. 미술사학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고흐가 자화상을 그린 데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동시에 자아를 투영하고자 하는 욕구도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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