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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누리호’…우주로 쏘아올린 꿈
  • 권세희 기자
  • 2021-10-25 13: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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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고흥=뉴시스

누리호가 불꽃을 뿜으며 우주를 향해 비행하는 모습


“5, 4, 3, 2, 1…. 발사!”

지난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우주발사체인 ‘누리호(KSLV-2)’가 굉음을 내뿜으며 하늘로 날아오르기 전, 이곳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2010년부터 시작한 누리호 개발 프로젝트의 첫 발을 떼는 순간이었기 때문.

누리호는 1.5t(톤) 실용 위성을 지구의 저궤도인 600∼800㎞ 고도에 보내기 위해 우리나라가 순수 국내 기술로만 완성한 우주발사체. 앞서 2013년, 우리나라는 2단으로 구성된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를 발사했으나 러시아가 1단 액체 엔진 로켓을 제작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누리호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우주발사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날 누리호는 실제 위성이 아닌 1.5t짜리 위성 모형을 싣고 우주로 향했다. 그러나 3단형으로 구성된 누리호 발사체의 3단에 있는 엔진의 연료가 예상보다 빠르게 연소 종료(연료가 다 소모되거나 차단됨)되면서 위성 모형을 지구 궤도에 올리지는 못했다. 목표에 미치지 못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번 성과를 보완해 앞으로의 우주발사체 개발에 교훈으로 삼을 수 있어 유의미하다. 우리나라의 첫 독자 개발 우주발사체인 누리호의 작동방식과 개발과정을 살펴보자.


3단, 2단, 1단… 하늘로 ‘슝’


발사 하루 전날인 지난 20일, 누리호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세워져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는 총 길이 47.2m, 무게 200t의 3단으로 구성된 다단형 우주발사체다. △75t급 액체 엔진 4기로 구성된 1단 △75t급 액체 엔진 1기로 구성된 2단 △7t급 액체 엔진 1기로 구성된 3단으로 이뤄져 발사체가 차례대로 단을 분리하면서 점화(불을 켜거나 붙임)되는 구조다. 우주발사체가 우주로 날아가 지구의 중력을 이기고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가 필요한데, 1단 로켓 엔진을 움직일 연료를 다 쓰면 1단 로켓을 분리하고, 2단 로켓 엔진으로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2단 엔진의 연료도 다 쓰면 3단 로켓으로 우주를 향해 올라가는 것. 이런 다단형 구조를 택하면 발사체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누리호는 이날 발사된 후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 정확한 위치에서 분리되며 성공적으로 날아올랐다. 이후 페어링(발사체 내 탑재물을 보호하는 덮개) 분리도 원활했다. 3단 로켓 역시 정상적으로 점화돼 목표 고도였던 700㎞까지는 도착했지만 3단 로켓을 추진했던 7t급 액체 엔진이 누리호의 발목을 잡았다. 3단 로켓 엔진은 계획대로라면 521초가량 연소해야 했는데, 이보다 46초 빠른 475초 만에 연료가 연소 종료된 것. 이에 따라 3단에서 위성 모형이 분리되긴 했지만 지구 궤도에 올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누리호 이전에 ‘나로호’의 첫 발사 당시 페어링 분리 단계에서 실패했던 것과 비교하면 누리호는 마지막 궤도 진입을 제외하고는 정확한 시점에 임무를 수행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만의 힘으로


누리호가 상공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

누리호 발사는 순수 국내 기술로만 우주발사체의 제작, 발사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는 누리호 엔진, 연료 탱크, 발사체의 제작부터 시험 발사 운용(쓰임새에 따라 부리어 씀)까지도 독자적으로 이뤄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발사체 관련 핵심 기술을 이용해 설계하고, 국내 300개 민간 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실제 부품을 만들어내는 등 공공기관과 민간이 함께 힘을 합친 결과다.

누리호를 발사하는 데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에 이어 10번째로 우주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또 75t급 이상인 액체 엔진을 보유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7개국뿐이다. 추후 우리나라가 목표 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리는 것에 성공하면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7번째로 1t 이상의 실용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2030년에는 달 탐사선까지!


누리호가 발사된 지난 2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로 발사 중계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누리호의 발사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다. 내년 5월, 누리호의 2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발사 때는 지구 궤도에 위성이 안착(어떤 곳에 아무런 탈 없이 도착함)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 목표다.

누리호는 2027년까지 4차례 추가 발사가 예정돼 있으며, 정부는 이후 발사체의 힘과 규모를 키운 개량형 발사체 개발 연구에도 나선다. 개량된 한국형 발사체를 2029, 2030년에 발사해본 뒤 2030년에는 누리호에 달 탐사선을 싣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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