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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까워지는 배양육 상용화...맛도 잡고, 가격도 저렴하고, 대량생산까지?
  • 조윤진 기자
  • 2021-09-06 13: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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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소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배양육의 근육과 지방 섬유, 혈관 등을 3D프린터를 통해 만드는 연구 과정.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홈페이지 캡처​


‘실험실 고기’라고 불리는 배양육. 배양육은 동물 세포를 배양(인공적인 환경에서 동식물 세포와 조직의 일부 등을 기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고기로,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양육을 만들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이어져왔지만, 상용화(일상적으로 쓰이게 됨) 단계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여겨져 왔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최근에는 맛도 잡고, 합리적인 가격에 대량생산까지 가능하게 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배양육 제조 기술을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오사카대의 마츠자키 미치야 교수와 강동희 박사 연구진이 3D프린터를 이용해 마블링(육류를 연하게 하고 육즙이 많게 하는 지방의 분포)이 살아있는 와규(일본에서 생산되는 소고기의 종류) 소고기를 만들어냈다. 소의 줄기세포(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배양한 후 3D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근육과 지방 섬유, 혈관 등을 만들어낸 것. 배양육은 우리 식탁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을까. 배양육 상용화를 위해 어떤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조금 더 저렴하게​


배양육 개발업체 다나그린이 만든 배양육 지지체의 모습. 다나그린 제공​

배양육 생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현재 실험실에서 닭고기 1㎏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150만 원이 필요하다. 배양육이 비싼 이유는 세포 배양에 사용하는 지지체와 배양액이 비싸기 때문이다. 지지체는 세포가 자라나는 터전이 되는 일종의 틀 역할을 하며 배양액은 이 지지체에 영양분을 공급한다. 현재 사용되는 지지체와 배양액은 주로 소 태아(임신 후 출생까지 뱃속에 있는 아기)의 혈청(혈액에서 분리해 낸 영양분)에서 얻은 것으로 생산량이 매우 적어 1㎏에 105만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배양육 개발업체인 씨위드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를 이용해 지지체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해조류를 지지체로 이용하면 배양육 생산비용이 2023년경에는 100g당 2000원 수준으로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씨위드의 설명. 씨위드는 2022년 말 시범식당을 운영해 해조류 지지체를 이용한 배양육을 소비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또 다른 배양육 개발업체인 다나그린도 지난 1월 콩이나 밀 등의 단백질을 이용해 지지체와 배양액을 만들었다. 다나그린은 이 방법을 활용하면 2023년에는 배양육 1㎏의 가격이 3만1800원 수준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삼겹살부터 베이컨까지​


영국의 식품기업 하이어스테이크는 배양세포의 비율을 조정해 배양육 삼겹살을 만들었다. 하이어스테이크 제공​


하이어스테이크의 대표와 연구책임자가 배양육 베이컨을 들고 있다​

우리는 평소 소고기부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즐겨먹는다. 같은 돼지고기라 하더라도 삼겹살, 목살 등 부위에 따라 맛이 각기 다르고, 고기를 햄, 소시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해 먹기도 한다. 배양육이 우리 일상에 가까이 다가오기 위해서는 이처럼 다양한 고기 종류를 대체할 수 있어야 하는 것. 하지만 기술력의 한계로 그동안은 다진 고기 형태를 만들어내는 수준에 그쳐 식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조만간 시장에서 배양육으로도 다양한 식감의 고기를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영국의 식품기업 하이어스테이크는 최근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해 삼겹살과 베이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배양육은 주로 배양세포와 식물 단백질, 지방, 전분(옥수수, 곡물, 감자 등으로부터 채취한 복합 탄수화물) 등으로 이뤄져있는데, 이 조합의 비율을 조정해 고기의 모양과 맛을 다르게 하는 공식을 찾아낸 것. 삼겹살의 경우 배양세포가 50% 수준으로 들어가며 베이컨은 70% 비율로 들어간다. 하이어스테이크는 내년까지 일부 식당을 대상으로 배양육 삼겹살 시판(시장에서 판매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고기 만드는 공장


블루날루의 생선배양육을 이용해 요리를 하는 모습. 블루날루 제공​


배양육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고기를 대량생산할 인프라(생산의 기반이 되는 시설)도 갖춰야 한다. 미국의 식품업체인 블루날루는 배양육 상용화를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 3만8000㎡에 달하는 대규모 공장단지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기존 시설보다 6배 더 커진 이 단지에는 생산라인을 비롯해 R&D센터(연구개발센터), 사무시설 등이 들어서며 배양육 상용화를 대비해 생선세포를 이용한 생선 배양육을 시범 생산하게 된다. 양식이나 낚시를 통해 생선을 잡는 대신 생선 세포를 활용해 해산물 제품을 생산하는 것.

블루날루 관계자는 “이번 공장단지 건설은 배양육 상용화를 위한 5단계 전략 중 3단계 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상업용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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