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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고당한 로봇들…“저 백수 된 건가요?”
  • 권세희 기자
  • 2021-07-22 1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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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로봇이 주문을 받고, 필요한 물건을 배달해준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로봇들이 등장하면서 이젠 일상이 된 이야기다. 그러나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사회가 급속도로 바뀌면서 앞서 개발됐던 로봇들의 기능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아 해고를 당하는 로봇들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통신사인 소프트뱅크도 로봇 사업을 재검토하며 감정을 읽을 수 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인 ‘페퍼’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독특한 모습으로 큰 관심을 끌며 등장했다가 물러난 로봇들을 살펴보자.


일본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페퍼’는 사실상 제작이 중단된 상태다. BBC 홈페이지 캡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

인기 뚝 떨어진 ‘페퍼’

“안녕하세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이름은 페퍼입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2014년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가 2018년 영국 의회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과 인간의 역할에 대해 연설하기 전 했던 인사다. 사람의 감정을 읽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로봇 페퍼의 등장은 그야말로 센세이션(많은 사람을 순식간에 흥분시키거나 물의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페퍼가 2015년 처음으로 판매됐을 당시 1000대가 1분 만에 모두 매진됐을 정도. 페퍼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 유럽, 한국 같은 나라의 카페, 은행, 호텔 등 서비스업 분야로 진출했지만 인기가 영원하진 못했다.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은 소프트뱅크 산하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그룹이 지난해부터 페퍼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로보틱스 그룹 측은 페퍼의 수요가 회복되면 생산을 재개(다시 시작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으나 각종 오류 등으로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페퍼에 대한 수요는 크게 떨어진 상태. 페퍼를 빌려 썼던 업체들은 소프트뱅크 측으로 다시 페퍼를 돌려보내고 있어 페퍼는 사실상 일자리를 잃은 상황이다.


미국 월마트에 도입했던 재고 확인용 로봇​


코로나19로 직장 잃은 ‘보사노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로봇도 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재고(창고에 있는 물건) 확인 로봇 ‘보사노바’가 그 주인공. 성인남성보다 훨씬 큰 2m의 키를 가진 이 로봇의 역할은 마트를 돌아다니며 선반에 놓인 물건들의 수량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용 절감과 노동의 효율성(들인 노력과 얻은 결과의 비율이 높은 특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월마트는 지난해 이 로봇들을 해고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제로 마트에 방문하는 고객보다 온라인 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재고 확인용 로봇의 역할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등의 정교한 역할까진 할 수 없는 이 로봇의 활용도가 떨어지자 월마트는 1년 만에 로봇들을 매장에서 빼내고 다시 사람들을 채용했다. 유례(같거나 비슷한 예)없는 감염병 사태에 적응하지 못한 로봇들이 현장에서 밀려난 셈이다.


공룡 모양의 로봇을 도입한 일본의 헨나 호텔은 세계 최초 로봇 호텔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인디펜던트 홈페이지 캡처

실수투성이 공룡 로봇​

공룡 벨로키랍토르와 똑 닮은 외형의 로봇이 호텔 프런트(호텔 로비의 계산대)에 앉아 고객을 응대(손님을 맞아들여 상대함)하고 체크인(예약된 고객이 객실을 배정받는 것)을 도와준다. 신기한 로봇 직원이 근무한 곳은 세계 최초의 로봇호텔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일본 나가사키현의 헨나 호텔.

2015년 처음으로 문을 연 헨나 호텔은 프런트 업무는 물론 청소, 객실 안내 등 호텔 전반의 대부분의 업무를 로봇들이 담당하도록 했다. 로봇호텔이라는 특색을 이용한 이 호텔은 일본 내 체인점이 16개 이상 생기는 등 유명세를 끌었으나 4년 만에 전체 로봇 중 절반을 해고했다. 로봇들의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 체크인을 담당하는 로봇은 여권을 복사하는 과정에서 빈번하게 오류를 냈으며 고객들의 짐을 운반하는 로봇은 큰 몸집 때문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있어 고객들의 불만도 잇따랐다. 이에 헨나 호텔은 전체 약 250개의 로봇 중 절반을 철수시켰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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