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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안데르탈인도 숫자 셌다… 숫자의 역사 숫자, 어디에서 왔니?
  • 손희정 기자
  • 2021-06-17 1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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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구멍이 뚫려있는 하이에나 뼈. 네이처 제공


브이(V) 표시가 된 개코원숭이의 뼈

우리는 선사시대(문자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시대) 동굴에 그려진 그림글자를 문자의 기원(사물이 처음으로 생김)으로 본다. 그렇다면 숫자는 언제부터 썼을까? 문자만큼이나 일상에서 자주 쓰이지만 그 기원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프랑스에서 그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한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서부에서 발견된 약 6만 년 전의 하이에나 뼈에 수를 센 흔적이 발견됐다. 하이에나 뼈에는 평행한 9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연구진은 당시 네안데르탈인이 숫자를 기록하기 위해 구멍을 뚫은 것으로 추정했다.

다른 동물의 뼈에도 유사한 흔적이 발견됐다. 약 4만2000년 전의 개코 원숭이 뼈에서는 29개의 브이(V)자 표시가 있었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 초기에 사냥이나 도살(동물을 죽임)을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동물의 뼈에 자국을 남겼는데, 이후 이 자국에 의미가 생기고, 수를 세는 기호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과거엔 구멍으로 표시했던 숫자가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1, 2, 3, 4’와 같은 숫자로 어떻게 발전한 걸까? 숫자의 역사를 살펴보자.

무역으로 전파

수를 셀 때 우리가 본능적으로 꺼내드는 건 열 손가락이다. 원시시대 사람들은 손가락을 비롯해 눈, 코, 입 등 신체의 일부를 이용해 수를 셌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수를 쓰기 시작했는데, 각국의 숫자 표기법이 달랐다. 나라마다 수를 표현하는 문자를 각각 만들었기 때문.

나라마다 다른 숫자는 무역이 시작되면서 문제가 됐다. 거래를 하려면 개수와 가격을 알아야 하지만 숫자가 모두 달라 혼란이 생긴 것. 수많은 숫자들 중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0, 1, 2, 3, 4, 5, 6, 7, 8, 9’ 10개의 숫자는 5세기 무렵 인도에서 사용하던 숫자다.

이후 8∼9세기 경 상업이 발달된 아라비아 지역(아시아 서남부 페르시아만, 인도양, 아덴만, 홍해에 둘러싸여 있는 지역)에서 유럽 상인들은 인도 상인들이 쓰는 숫자를 알게 됐고, 그 편리성을 인정해 유럽 각지에 전파했다. 인도에서 사용했지만 아라비아에서 전파된 이 숫자는 그래서 ‘인도-아라비아 숫자’로 이름이 붙여졌고, 흔히 ‘아라비아 숫자’라 부르기도 한다.

‘0’의 매력


이탈리아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 SAPAVIVA 홈페이지 캡처

당시 유럽 상인들이 매료된 ‘인도-아라비아 숫자’의 매력은 무엇일까?

바로 ‘0’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존재했던 숫자 중 ‘0’과 같은 역할을 하는 숫자는 인도-아라비아 숫자가 유일하다. ‘0’은 무제한으로 큰 수를 만들 수 있게 한다. 0이 있음으로써 10, 100, 1000 등 큰 수를 보다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 전문가들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인도가 공(空ㆍ비우다) 개념에 익숙했기 때문에 ‘0’도 쉽게 생각해 냈을 것이라 추정한다.

0∼9까지의 수만 있으면 모든 숫자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0∼9까지의 수를 어떤 자리에,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모든 숫자를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마자는 숫자 12를 나타낼 때 로마 숫자로 1을 뜻하는 ‘Ⅰ’과 2를 뜻하는 ‘Ⅱ’를 배열해선 안 되고, 별도의 ‘Ⅻ’라는 숫자를 써야한다. 하지만 인도-아라비아 숫자는 1과 2를 차례대로 배열하면 쉽게 12를 나타낼 수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 복잡한 셈도 거뜬히 할 수 있다.

인도-아라비아 숫자는 13세기 이후 학문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이탈리아 수학자 피보나치가 1202년 쓴 저서엔 인도-아라비아 숫자가 등장한다. 이후 유럽의 수학자 및 과학자들이 이 숫자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면서 수학과 과학이 크게 발전했다.

신비로움 ‘뿜뿜’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에 새겨진 로마 숫자 ‘LⅡ’. 인도-아라비아 숫자로 ‘52’를 뜻한다. 라이브사이언스 홈페이지 캡처​


체코 프라하에 있는 중세시대 시계​​

‘Ⅰ, Ⅱ, Ⅲ, Ⅳ, Ⅴ, Ⅵ, Ⅹ’

직선으로 이뤄진 이 기호는 ‘로마 숫자’다. 로마 숫자는 기원전 900년에서 800년경 로마제국에서 쓰였다. 모양에서도 알 수 있듯 로마 사람들은 당시 손가락의 모양을 본 따 숫자를 만들었다.

로마 숫자는 큰 수를 나타내기 힘들고, 분수 등 복잡한 수를 계산하기 어려워 로마 제국이 붕괴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일부 종교 행사 등에서 로마 숫자를 계속 사용하면서 신비한 느낌을 주는 이미지가 로마 숫자에 덧붙여졌다. 로마 숫자는 오늘날에도 시계, 문서 등에서 흔히 사용된다.

▶어린이동아 손희정 기자 son1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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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unjinnoh1   2021-06-18

      숫자의 역사,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특히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아바리아 숫자와 0의 개념, 학교에서 배운 괏과는 다른 재미로 다가오네요. 흥미로운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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