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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희생자 기리는 세계 각국들, “그들을​ 기억해주세요”
  • 손희정 기자
  • 2021-06-10 17: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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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 내부에 지어질 코로나19 희생자 추모 공간 예상도. BBC 홈페이지 캡처


런던 도심의 벽면에 만들어진 ‘추모의 벽’. 하나하나 손으로 그린 15만 개의 하트는 지금까지의 코로나19 희생자들을 상징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지 17개월. 그 동안 전 세계에서 350만 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백신이 보급되면서 조금씩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는 지금, 세계는 지난 17개월 간의 고통스러운 일상을 잊지 않기 위해 희생자를 남다른 방식으로 추모하고 있다.

영국은 코로나19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나를 기억해주세요’(Remember Me)라는 이름의 기록 프로젝트를 최근 시작했다. 정해진 웹사이트에 희생자의 가족이나 친구 등이 희생자에 대한 기억을 자유롭게 올리면 프로젝트 주최 측이 온라인 북 형태로 제작해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 전시하는 것이다.

영국 런던 템스 강 인근에선 벽화를 그려 희생자를 추모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영국의 코로나19 희생자 수만큼의 하트를 제방(범람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토목 구조물) 벽면에 하나하나 손으로 그려 넣는다.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어떤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자. 

영웅 같았던 그들의 헌신


미국 뉴욕시에 세워진 코로나19로 숨진 노동자를 기리는 동상. amNewYork 홈페이지 캡처


지난 3월 미국 브루클린 다리에 코로나19 희생자의 사진을 띄웠다

미국 뉴욕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사건의 근원을 비유하는 말)로 꼽힐 만큼 피해가 컸던 곳이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했던 지난해 3월, 뉴욕의 쓰레기 운반업자 레이먼드 코플랜드는 쓰레기를 옮기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돼 한 달 뒤 목숨을 잃었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코로나19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뉴욕시가 나섰다. 에드워드 그레이슨 뉴욕시 위생국장은 “코로나19로 숨진 청소·위생담당 노동자 9명을 상징하는 동상을 제작해 그들의 노고를 기리고 기억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미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필수 노동자들을 계속 일하게 했다. 생활쓰레기를 처리하는 환경미화원, 버스ㆍ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을 담당하는 운전사 등은 무방비로 바이러스에 노출돼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뉴욕 도시 교통국은 코로나19로 사망한 159명의 지하철, 기차, 버스 운전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에 그들의 사진을 띄우기도 했다.

앤시아 하티그 미국 역사박물관 이사는 “우리 역사 속에서 전쟁과 관련된 기록물은 흔히 찾을 수 있지만 전염병으로 숨진 희생자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다. 전투 중에 죽는 것보다 덜 용맹한 일로 여기기 때문”이라면서 “코로나19 희생자들의 헌신 또한 기록돼야 한다”고 말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앞장섰던 영웅 같은 의료진, 노동자 등의 헌신을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희생자 기억하며 용기를!


브라질 인피니티 메모리얼 기념관 앞에 만들어진 물결 모양의 조형물. 타이완 뉴스 홈페이지 캡처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인근 해변에 만들어질 추모 시설물 예상도. dezeen 홈페이지 캡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는 국가가 있는 반면 남미 국가들은 여전히 상황이 악화일로(상태가 나쁘게 되어 감)로 치닫고 있다. 9일 오전 기준으로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 2위와 3위에 각각 브라질, 콜롬비아 같은 남미 국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숨진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위기를 극복해낼 용기를 얻고 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는 코로나19 희생자를 안치(시신을 모셔 둠)하는 ‘인피니티 메모리얼’(Infinity Memorial) 기념관이 지난해 세워졌다. 건물 앞에는 39m에 이르는 물결 모양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조형물에는 코로나19 희생자 약 4000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또 다른 남미국가 우루과이는 몬테비데오 인근 해변에 300명의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추모 시설물을 만든다. 지름 40m의 오목한 원형 접시모양의 이 시설물 한쪽에는 갈라진 틈이 있는데, 이곳에 기다란 보도가 놓여 있어 관람객은 이를 따라 시설로 들어온다. 관람객이 시설에 들어선 순간 오로지 바람과 파도와 같은 자연에 둘러싸이게 된다.

설계를 맡은 마틴 고메즈 플라테로 건축가는 “시설물의 둥근 모양은 전 지구의 통합을 상징하며 깨어진 틈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자 단절을 상징한다”면서 “코로나19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인간이 지구의 중심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 이 시설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동아 손희정 기자 son1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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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unjinnoh1   2021-06-13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지 벌써 1년하고도 반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전 세계에서 350만 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을 안타깝게도 잃었으로 너무나 슬픈 속식입니다. 백신이 보급되면서 전셰계적으로 조금씩 안정화되고 회복되고 있지만, 그동안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극복을 위해 힘쓴 모든 사람들에 대해 감사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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