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나보다 용감한 쥐, 없을걸?”
  • 김재성 기자
  • 2021-06-09 19: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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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탐지 작전 수행한 쥐 ‘마가와’ 은퇴


지뢰를 탐지하고 있는 마가와. 아포포 제공


땅속에 묻어두고, 그 위를 사람이나 차량이 지나가면 폭발하도록 만든 폭약이 있다. 바로 ‘지뢰’. 전쟁이 벌어지는 지역에서 적의 수색 활동에 지장을 주거나 적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하는 지뢰는 땅 속에 꼭꼭 숨어있는 탓에 금속 지뢰 탐지기 등을 동원해도 찾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위험천만한 지뢰밭을 누비며 5년 간 무려 71개의 지뢰와 38개의 불발탄(발사되지 않았거나 발사되었어도 터지지 않은 탄)을 찾아낸 용감하고도 똑똑한 쥐가 있다. ‘마가와’라는 이름을 가진 아프리카 큰주머니쥐(African giant pouched rat)가 그 주인공. 캄보디아에 매설(땅속에 파묻어 설치함)된 지뢰를 탐지하는 역할을 했던 마가와가 이달 중 은퇴해 지뢰밭을 떠난다. 전 세계에서 지뢰 제거 활동을 벌이는 벨기에의 비영리단체 아포포(Apopo)는 “마가와가 7세가 지나면서 움직임이 느려져 은퇴한다”고 최근 밝혔다.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한 동물단체로부터 ‘용감한 동물상’을 받기도 한 마가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마가와의 모습



훈련사의 품에 안겨 있는 마가와



캄보디아 지뢰밭에서


어린이 친구들, 안녕! 내 이름은 마가와. 2013년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에서 태어났고, 길이 70㎝, 무게 1.2㎏의 탄탄한 몸을 가진 수컷 아프리카 큰주머니쥐야. 우리 아프리카 큰주머니쥐는 다른 쥐들에 비해 조금 더 길고, 끝이 하얀 꼬리를 가졌어. 음식을 저장하기 위해 입안 뺨 쪽에 주머니가 있는데, 그래서 ‘큰주머니쥐’라는 이름이 붙었지.


태어난 곳은 아프리카지만 난 일생의 대부분을 아시아의 캄보디아에서 보냈어. 태어난 지 1년 만에 아포포가 이 몸을 모셔와 1년 간 지뢰 탐지 기술을 가르쳤고, 2016년부터 캄보디아 서북부 시엠레아프 주에서 지뢰 탐지 임무를 수행해왔거든.


내가 왜 하필 캄보디아로 왔느냐고? 캄보디아는 과거 프랑스의 지배를 받다가 1953년 독립한 나라야. 독립 이후 나라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중국ㆍ베트남의 지원을 받는 세력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세력 간의 내전(한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이 오래도록 이어졌지. 1970∼1980년대 벌어진 내전으로 캄보디아에만 600만 개가 넘는 지뢰가 묻힌 것으로 추정돼. 매설된 지뢰로 지금까지 죽고 다친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았단다ㅠㅠ.


20분 만에 수색 뚝딱!


내 능력이 궁금하다고? 일단 우리 아프리카 큰주머니쥐들은 냄새를 매우 매우 잘 맡아. 후각이 인간의 1억 배 이상 뛰어나거든. 우리는 먹이를 땅속에 숨겨뒀다가 냄새를 맡고 찾아 먹는 습성이 있는데, 먹이가 아닌 화약으로 훈련하면 지뢰 찾기 쯤은 식은 죽 먹기! 금속 탐지기는 지뢰가 아닌 금속에도 반응해서 허탕(어떤 일을 시도했다가 아무 소득이 없이 일을 끝냄)을 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린 땅속 지뢰에서 나오는 화약 냄새만 귀신같이 골라 맡기 때문에 실수하는 법이 없지.


가벼운 몸도 지뢰 탐지에 최적! 보통 지뢰는 땅 위에서 일정 무게 이상의 압력이 가해져야 폭발하는데, 우리 몸무게는 1.5㎏이 채 안 돼. 지뢰밭을 요리조리 뛰어다녀봤자 폭발할 일이 전∼혀 없는 거야. 테니스 코트만한 면적(200㎡)의 지뢰밭을 사람이 금속 탐지기로 수색하면 최대 4일까지 걸리지만 내가 투입되면 단 20분 만에 수색을 마쳐. 5년 동안 나 혼자서 테니스 코트 1125개가 넘는 면적을 수색했다니까∼. 나, 대단하지 않니?



마가와가 지난해 받은 ‘용감한 동물상’ 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상까지 받은 몸


내 목에 걸린 반짝거리는 메달, 보여? 훗! 지난해 내가 영국 동물구호단체 PDSA로부터 받은 ‘용감한 동물상’ 메달이야. 캄보디아에 있는 지뢰를 제거해 생명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은 거지. 메달에는 ‘용맹스럽고 헌신적인 임무를 수행한 동물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PDSA의 77년 역사에서 이 상을 받은 동물 중 쥐는 내가 처음이었대^^. 


지뢰 탐지 작전에 투입된 지도 어느 덧 5년이 흘렀고, 나도 나이가 들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아ㅠㅠ. 후배들에 자리를 물려줄 때가 된 거야. 아, 그렇다고 너무 아쉬워하진 마. 당분간은 훈련소에 머물며 지뢰 탐지 작전에 투입될 신입 쥐들을 위한 멘토로 활약할 예정이거든. 후배 쥐들의 활약도 기대해줄 거지?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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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unjinnoh1   2021-06-13

      위험천만한 지뢰밭을 누비며 많은 지뢰와 불발탄들을 찾아낸 용감하고도 똑똑한 쥐가,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 동물단체로부터 용감한 동물상을 받았다는 재미있는 소식이네요. 어떤 경우에도, 무엇보다도 생명은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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