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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린이’ 비하? 단순 접미사?...5일 어린이날… ‘어린이’에 담긴 의미
  • 이채린 기자
  • 2021-05-03 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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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 비하? 단순 접미사?...5일 어린이날… ‘어린이’에 담긴 의미


소파 방정환 선생. 문화재청 제공​



신나게 뛰노는 어린이들. 광주 북구 제공​

‘요린이(요리+어린이)’, ‘캠린이(캠핑+어린이)’, ‘테린이(테니스+어린이)’.

요즘 이런 ‘◯린이’들을 들어보셨는지? 특정 단어와 어린이를 뜻하는 단어 ‘린이’가 합쳐진 것으로 어떤 분야가 익숙하지 않은 초보를 부르는 신조어다. 온·오프라인에서 최근 많이 쓰이는데, ‘◯린이’를 쓰지 말자는 반대 목소리도 뜨겁다. 어린이가 미숙하다는 편견을 조장하는 말이라는 것. 최근 한 공공기관에서 ‘◯린이’를 이용한 캠페인을 열었다가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실 어린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날을 시작하는 데 앞장선 소파 방정환(1899∼1931)이 만든 단어다. 99번째 어린이날인 5월 5일을 맞이해 최근 단어 ‘어린이’를 둘러싸고 어떤 논란이 일고 있는지, 이 용어에 담긴 역사적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우리 모두 어린이?

최근 서울시 문화교육 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첫 도전을 시작하는 우리는 모두 어린이!”라면서 첫 도전과 새로운 취미를 시작한 누리꾼들에게 ‘○린이’ 인증 사진을 SNS에 올려달라는 캠페인 게시글을 올렸다. 하지만 SNS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조차 어린이가 불완전하다는 편견을 퍼뜨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서울문화재단은 이벤트를 시작한 다음 날 끝냈고 관련 게시물도 삭제했다.

이처럼 ‘○린이’ 단어를 계속 써야하는지를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교보문고가 최근 관련 주제에 대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674명) 중 31%는 ‘○린이’ 사용을 부정적으로 봤다. 26.2%는 긍정적으로 봤으며 42.8%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들은 “‘○린이’는 어린이를 무력한 존재로 인식하는 단어”라고 주장했다. 특히 어른의 서투른 행동을 ‘어린이’라는 단어를 이용해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려다가 어린이를 비하하고 있다는 것. 또한 어린이는 심지어 어른보다 뛰어나게 잘하는 것이 많은데도 이를 아예 인정해주지 않는 용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이어서”, “입문자를 성장 시기에 빗대 표현한 게 신선하다”는 의견이었다. 재미로 단순한 접미사처럼 붙여서 쓰는 것이지 비하의 의미가 담겨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인권 퇴행?

하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린이’ 사용 문화가 방 선생이 어린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던 이유를 퇴색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1920년대만 해도 ‘어린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어린 아이들은 ‘애놈’, ‘애녀석’, ‘아해놈’ 등으로 낮추어 불렀다. 하지만 아동 문학가였던 방 선생이 “어린 아이들도 독립적이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생각에서 이들을 지칭하는 단어 ‘어린이’를 만들었다. 1920년 8월 발행된 월간지 ‘개벽’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어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어린이 인권을 위해 만들어진 만큼 ‘○린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다보면 어린이를 낮춰보는 고정관념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토론왕] ‘◯린이’ 사용에 대한 생각은?​​

‘○린이’를 즐겨 쓰는 사용자들은 “초보자를 귀엽게 표현하는 느낌”, “단순한 접미사”라며 이를 긍정적으로 봅니다. 반면 “어린이가 불완전하다는 편견을 조장하는 말”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뜨거운데요. 여러분은 어떤 의견에 동의하나요? 적절한 근거를 들어 자신의 의견을 써보세요.

※자신의 의견을 어린이동아 온라인 카페(cafe.naver.com/kidsdonga) ‘나는 토론왕’ 게시판에 댓글로 달아 주세요. 논리적인 댓글은 지면에 소개됩니다.​

▶어린이동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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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Sunjinnoh1   2021-05-09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어린이’라는 단어는 ‘애놈’, ‘애녀석’, ‘아해놈’ 등으로 낮추어 불리던 아이들을 보다 독립적이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만들기 위해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만든 말로서, 지금도 그 의미를 새겨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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