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발견된 돼지 벽화.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볼록한 배, 앞으로 툭 튀어나온 코, 짧게 솟은 귀. 언뜻 봐도 영락없는 돼지의 모습이다. 

영국 일간신문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한 석회암 동굴에서 약 4만5500년 전에 그려진 돼지 그림이 발견됐다”면서 “야생돼지의 실물 크기인 이 그림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굴 벽화이고, 이 지역에 인류가 살았음을 증명한다”고 보도했다.

이 그림은 호주 그리피스대의 애덤 브럼 교수 연구진이 지난 2017년 발견했다. 그림이 발견된 석회암 동굴은 도로에서 도보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깎아지른 듯한 석회암 절벽으로 둘러싸인 외딴 계곡에 있었다. 가로 136㎝, 세로 54㎝ 크기의 돼지 그림은 짙은 붉은 황토색 안료를 사용해 칠해졌다. 돼지 뒷부분 위에는 두 개의 손자국도 찍혀 있다.

연구진은 돼지 얼굴에 사마귀가 그려진 것으로 보아 술라웨시섬의 토종 돼지인 술라웨시워티피그를 그린 것으로 추정하며 “그림은 현생 인류가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림 위에 형성된 퇴적물을 확인한 뒤 연대 측정을 거쳐 그림이 약 4만55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동굴 벽화는 초기 인류의 이주와 관련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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