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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우와 연어의 ‘이유 있는’ 떼 이동
  • 장진희 기자
  • 2020-11-29 12: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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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새우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하나 둘, 하나 둘!’

한밤 중 강물 밖으로 나와 떼로 이동하는 민물새우의 비밀이 밝혀졌다. 매년 8월 말∼10월 초 우기(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 태국 동부의 우본 랏차타니 지역의 강가에서는 물 밖으로 나와 행진하는 민물새우 떼를 목격할 수 있다. 보기 드문 장관을 보기 위해 이 시기에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기도 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진이 새우들이 놀라운 육지 행진에 나서는 이유를 연구해 최근 국제학술지 ‘동물학저널’에 발표했다. 강의 상류로 행진하는 민물새우 떼를 보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바로 알을 낳기 위해 힘겹게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 떼. 같은 종이라도 각각 봄과 가을에 회귀(제자리로 돌아감)하는 연어로 나뉜다. 연어가 계절에 따라 다른 행태를 보이는 까닭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강물 밖으로 나와 이동하는 태국의 민물새우. 유튜브 동영상 캡처


‘영차영차’ 새 터전 찾아 떠나는 새우

어둠이 내린 강가. 물 밖으로 나온 새우 떼가 줄지어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UCLA 생태진화생물학과의 연구진이 촬영한 동영상 속 새우는 해가 진 뒤 바위 위로 나와 20m 가량을 행진한다. 유전자(DNA)를 분석한 결과 밤샘 행진을 하는 새우는 민물새우의 한 종인 ‘마크로브라키움 디엔비엔푸엔스’로 확인됐다고 미국 일간신문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행진을 하는 새우들은 대부분 어린 개체였다. 우기가 되면 강물이 불어나 물살이 세진다. 어린 새우들은 거센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떠내려갈 우려(걱정)가 있다. 상대적으로 물의 흐름이 느린 강의 상류로 가기 위해 물 밖으로 나와 행진하는 것. 반면 다 큰 개체는 빠른 물살도 견딜 수 있어 굳이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바위 위로 올라와 떼로 이동하는 새우들


물 밖에는 또 다른 존재가 새우들을 위협한다. 이 시기 뱀이나 개구리 같은 천적이 새우를 잡아먹기 위해 진을 치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매년 행진에 참여하는 새우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관광객이 몰려드는 것도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아가미로 호흡하는 새우는 어떻게 물 밖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걸까. 지상에서 10분 이상 버티는 새우를 발견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거센 물살이 흐를 때 물방울이 튀는 강가에 머무르며 새우는 아가미에 수분을 보충하고 산소를 공급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아가미 주변에 적은 양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 물 밖에서도 10분 넘게 버틸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북태평양에 사는 왕연어(치누크연어)가 헤엄치고 있다. 사이언스 홈페이지 캡처


왕연어의 특이한 행태, 비밀은 유전자에?

기름기가 많아 고소한 맛이 나는 생선인 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강을 거꾸로 거슬러 오른다. 자신이 태어난 강을 찾아가 알을 낳는 습성을 가진 연어 떼가 펄떡펄떡 상류로 올라가는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온 힘을 다해 물살을 가른 연어는 산란(알을 낳음)을 하고 생을 마무리한다. 대부분 연어는 가을철에 산란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봄에 산란하는 연어도 있어 관심을 끈다.

북태평양에 사는 연어의 한 종인 ‘왕연어(치누크연어)’ 중에는 가을에 회귀하는 연어가 있고 봄에 산란하는 연어도 있다. 이들은 왜 다른 계절에 산란하는 걸까. 먹이나 서식지 같은 요인이 아니라 유전적 차이 때문이다. 미국대기환경청(NOAA) 연구진이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 사는 왕연어의 DNA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지난달 30일 자에 발표했다.


미국 클래머스 강에 사는 왕연어. NOAA 홈페이지 캡처

원래 연구진은 체지방량이나 개체의 크기가 연어의 회귀 시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가정했다. 봄에 산란하는 연어는 가을에 산란하는 연어보다 크기가 작은 대신 체지방량은 높은 특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왕연어 160마리로부터 시료를 채취해 봄에 회귀하는 연어와 가을에 회귀하는 연어의 유전자를 각각 분석했다. 그 결과 두 연어의 28번 염색체(유전물질을 담은 구조물)의 염기서열에서 두드러지는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생물의 복잡한 행동이 단 하나의 유전적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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