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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플라스틱 새활용하는 플라스틱 방앗간 “쿵덕쿵덕 빻아서 지구를 지켜요”
  • 최유란 기자
  • 2020-09-23 11: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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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한복판에 수상한 방앗간(방아로 곡식을 찧거나 빻는 곳)이 들어섰다. 왜 수상하냐고? 이곳에선 쌀도, 콩도 아닌 ‘플라스틱’을 빻기 때문. 이 방앗간에서 먹을 수도 없는 플라스틱을 빻는 이유는 뭘까. 또 빻은 플라스틱은 어떻게 되는 걸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플라스틱 방앗간’을 찾았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플라스틱 방앗간에서 이동이 서울환경연합 팀장이 시민이 보낸 병뚜껑을 분류하고 있다. 사진=최유란 기자


플라스틱이 튜브 짜개로 변신!

플라스틱 방앗간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상자 가득 쌓여있는 색색의 병뚜껑.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만을 빻는 이곳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물건이다.

시민단체 서울환경연합이 올해 초 조성한 플라스틱방앗간은 분리수거함에 넣어도 재활용되지 않는 작은 플라스틱을 모아 ‘업사이클링’(Up-Cycling)한다. 업사이클링은 품질을 높인다는 의미의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이르는 말. ‘새활용’이라고 하기도 한다.

플라스틱 방앗간 아이디어를 낸 이동이 서울환경연합 팀장은 “병뚜껑과 같은 작은 플라스틱은 분리수거함에 넣어도 선별(가려서 따로 나눔)하기 어려워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지만 자연에서 분해되려면 수백 년이 걸려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작은 플라스틱을 빻아 새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방앗간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방앗간에서는 시민이 보낸 작은 플라스틱을 모아 분쇄(단단한 물체를 가루처럼 잘게 부스러뜨림)해 녹인 뒤 틀에 넣어 튜브 짜개, 고리 등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다시 보내준다.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지난 7월 플라스틱 방앗간 캠페인 시즌1으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는데 올해 목표 인원(1000명)의 두 배에 달하는 2000명이 참여해 플라스틱 256㎏이 모였다. 병뚜껑으로 따지면 8만 3330개 분량이다. 이어 최근 모집을 마감한 시즌2에도 시민 2000명이 참여를 신청했다.

플라스틱 방앗간은 방앗간을 자주 찾는 참새에 빗대어 캠페인에 참여한 이들을 ‘참새클럽’이라고 부른다. 이 팀장은 “참여 문의가 많아 지난 21일부터는 단체 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둥지클럽’ 모집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은 플라스틱을 분쇄한 뒤 녹여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모습


작은 플라스틱을 새활용해 완성된 튜브 짜개


우리가 쓴 물건은 어디로?

하지만 플라스틱 방앗간이라고 모든 플라스틱을 새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작은 플라스틱이어도 실리콘, 고무, 비닐 등 다른 재질과 분리되지 않거나 폴리프로필렌의 약자인 ‘PP’가 표기되지 않은 제품은 사용할 수 없어 분류 작업을 거친다.

이날 현장에서도 자원봉사자인 김경서 씨(26)가 시민이 보낸 병뚜껑 중 새활용이 가능한 것을 따로 골라내는 분류 작업에 한창이었다. 김 씨는 “같은 병뚜껑이어도 고무가 붙어있거나 복잡한 구조면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앞으로 물건을 살 때 이런 점을 유심히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물질이 있으면 재활용이 어려워 라벨과 같은 건 전부 떼야 하며 세척도 필수”라며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며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잘 사고, 잘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후기를 남겨준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방앗간은 3년 프로젝트로 계획돼 오는 2022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참새클럽’ ‘둥지클럽’의 시민이 보낸 작은 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하는 것은 물론 업사이클링 교육으로 우리나라에 관련 업체가 많아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람들이 ‘플라스틱이 버려진 이후’를 알도록 하는 것이다. 이 팀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며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플라스틱을 분리수거함에 넣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잠시 사용한 대부분의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못해 지구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결국 그게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되면 물건을 살 때는 물론 생활 자체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플라스틱 방앗간을 통해 우리가 매일 쓰는 물건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지구의 미래를 바꿔가는 어린이가 많아지면 좋겠어요.”(이 팀장)


플라스틱 방앗간 캠페인 시즌1에 참여한 시민이 보낸 다양한 플라스틱 쓰레기. 서울환경연합 제공


작은 플라스틱이 튜브 짜개가 되는 과정

▶어린이동아 최유란 기자 cy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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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natebest   2020-09-26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들이 바다에 버려지거나 땅에 묻힌다는것을 듣고 놀랐었는데, 이러한 방법은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썻던 플라스틱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는것에 대해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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