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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긴즈버그 어록
  • 김재성 기자
  • 2020-09-22 15: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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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 대법관의 생전 모습. AP뉴시스 자료사진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1] 18일 향년(죽은 사람의 나이) 87세로 타계(사람의 죽음을 이르는 말)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은 ‘진보의 아이콘’으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의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가 나오고, 그의 삶을 다룬 영화가 제작됐으며 유명 TV 코미디물엔 그를 패러디한 코너가 등장했다. 유대인, 여성, 기혼녀라는 3대 ‘약점’을 극복하고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 돼 여성과 소수자의 편에 서온 그는 오래도록 기억될 어록(위인들이 한 말을 간추려 모은 기록)을 남겼다.


[2] 긴즈버그는 변호사 시절 대법원까지 간 여섯 개의 재판에서 다섯 차례 승소해 성차별적인 법규의 대대적인 개정을 이끌어냈다. 그의 전략은 성차별적 조항이 남성들에게도 불리하다는 사실을 부각하는 것. 배우자 사망 시 보육 수당은 ‘편모’(아버지가 죽거나 이혼하여 홀로 있는 어머니)에게만 지급하는 규정, 유족급여는 ‘남편’이 사망한 경우에만 받을 수 있는 규정이 위헌(헌법 조항이나 정신에 위배됨)이라는 판결은 그렇게 나왔다. “모든 젠더 차별은 ㉠양날의 칼이다. 그것은 양쪽으로 작용한다.”


[3] 그는 27년간 연방대법관을 지내며 가장 많은 소수 의견을 냈다. 2013년 일부 주의 흑인 투표권 방해 가능성을 방치한 다수 판결이 나오자 “폭풍이 몰아치는데 젖지 않을 거라며 우산 내던진 꼴”이라는 신랄한 소수 의견을 낭독(글을 소리 내어 읽음)했다. ‘노토리어스(악명 높은) RBG’라는 애칭을 얻었지만 결코 극단적이진 않았다. 그는 “판사는 그날의 날씨가 아닌 시대의 기후를 고려해야 한다”며 시대 변화에 민감해질 것을 주문하면서도 “연방법원 판사들은 큰불을 내지 않는다”며 신중했다. “부서지고 있는 건물을 대체할 더 나은 건물이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결코 부수지 않는다.”


[4] 긴즈버그가 어머니에게서 받은 가르침은 두 가지. 하나는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라, 그리고 ‘숙녀가 되어라’였다. “숙녀는 발끈하지 않는다. 분노처럼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감정에 굴복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는 2016년 별세(세상을 떠남)한 보수 성향의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과 단짝이었다. 사람들이 ‘의견도 다른데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생각을 공격하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5] 미국 대법관은 종신직(평생 동안 일할 수 있는 직위)이다. 그는 현직 연방대법관 중 최고령(가장 많은 나이)이었다. 대장암 췌장암 폐암을 앓고도 매일 팔굽혀펴기와 플랭크(척추 주변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를 하며 끝까지 버틴 이유는 대법원의 5 대 4 보수 대 진보 지형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대선을 두 달도 남겨놓지 않고 그가 눈을 감자 미국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 지명을 하면 6 대 3으로 기울어질 대법원을 걱정한다. 긴즈버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미국의 진정한 상징은 흰머리독수리가 아니라 ㉡진자(振子)다. 한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가면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동아일보 9월 21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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