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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필름 대신 ‘코닥 제약’
  • 김재성 기자
  • 2020-08-04 13: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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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코닥의 주력 상품이었던 컬러필름. 2009년 생산이 중단됐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기업들에도 혹독한 시기였다. ‘경제적 동물’이란 별명을 얻으며 세계 시장을 누볐던 일본 기업들은 한국 등 후발 경쟁자들의 추격과 시장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구조조정에 몰리거나 소멸했다. 반면 소니 히타치 등 살아남은 기업들은 강도 높은 사업 개편을 통해 부활했다. TV 휴대전화 등을 만들던 소니는 게임·네트워크 회사가 됐고, 전자·중공업 회사였던 히타치는 시스템·에너지 회사로 변신했다.

사진 필름으로 유명했던 후지필름 역시 환골탈태를 통해 성공한 회사다. 2000년엔 매출의 60%가 필름에서 나왔지만 그 후 필름산업이 급속히 무너졌다. 그럼에도 후지필름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승승장구(싸움에서 이긴 기세를 타고 계속 적을 몰아침)하고 있다. 경쟁력을 잃은 분야는 과감히 버리고 신사업으로 무장한 덕이다. 새로운 핵심 사업은 바이오 헬스케어. 필름과 바이오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필름의 주원료가 피부의 주성분과 같은 콜라겐이다. 화학재료와 나노기술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비슷하다고 한다.

후지필름과 함께 세계 필름시장을 지배했던 회사가 미국의 코닥이다. 코닥은 디지털 변화를 쫓아가지 못해 망한 기업의 대표 사례로 경영학 교과서에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코닥이 디지털 기술을 몰랐거나 무시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코닥은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고 1981년 사내 보고서에서 디지털카메라의 위협을 정확히 분석했다. 디지털화에 필요한 기술특허도 제일 많이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기존 필름사업이 계속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기에 디지털 사업에 전력투구(모든 힘을 다 기울임)하지 못했고 변화의 시기를 놓쳐 버렸다. 새 흐름을 몰랐던 게 아니라 새로운 사업을 이끌 리더십이 부족했던 것이다. 2012년 코닥이 파산보호(자금난을 겪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 빚을 갚을 유예 기간을 주어 위기 극복을 돕는 제도) 신청을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추억의 코닥 사진’을 떠올리며 안타까워했다.

코닥이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7억6500만 달러(약 9111억 원)를 대출해 ‘코닥 제약’을 출범시켰다. 미국은 의약품 원료를 중국 인도 등에서 조달해 왔으나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서 자체 조달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적용한 것이다. 2013년 구조조정을 거쳐 파산 위기에서 벗어난 코닥은 디지털프린터 등으로 활로(곤란을 헤치고 살아나갈 수 있는 길)를 모색(일이나 사건 등을 해결할 방법이나 실마리를 찾음)하다 약품 원료 분야에 진출한 것이다. 코닥이 후지필름이나 소니처럼 변신에 성공할지 궁금하다. 지금 세계는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고 유통회사가 금융서비스를 하는 등 코닥이 몰락했던 10년 전보다 더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이 몰려오는데 한국 기업들의 혁신은 어느 수준인가.

동아일보 8월 3일 자 신연수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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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 natebest   2020-08-10

      필름이 주력제품이었던 코닥회사가 제약회사로 다시 떠오른다니 반갑다. 과거에 번성하던 기업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서 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운 전망분야로 바꾸어 출발하는 혁신을 겪었다니 우리나라 회사들도 이런 경우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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