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내학교는 내손으로](./www/data/news/199709/s090103b.jpg)
오늘은 봉사 활동을 하는 날이다. 우리 반 여자아이들이 나오는데 방학 동안 못 만나서 마음이 설레었다.
‘아이들도 나처럼 많이 탔을까?’
‘방학 숙젠 많이 했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더 이상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들은 이산 가족이라도 만나듯 기뻐했다.
“야, 너 시커멓게 탔다.”
“난 살 벗겨진다. 이런 적은 처음이야.”
“야, 누구는 안 그런 줄 알아? 맞아. 너희 방학숙제 많이 했어?”
“뭐 그런대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보니 9시가 되었다.
교무실로 들어갔다. 선생님께서는 각자에게 역할 분담을 해주셨다.
난 복도와 현관을 대걸레로 깨끗이 닦았다.
이 때만 해도 괜찮았다. 운동장의 쓰레기를 주우러 갔을 때 난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캔, 비닐, 담배 꽁초, 종이, 아이스크림 껍질 등 쓰레기가 널려져 있었다.
“누가 이렇게 담배 꽁초를 버려 놨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정말로 담배 꽁초가 많았다.
‘이 쓰레기 내가 버린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치워야 하지? 맨손으로 저 더러운 쓰레기들을…, 정말 기분나빠.’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친구들과 쓰레기를 줍다 보니 어느 새 운동장은 깨끗해졌다.
친구들과 아쉽게 헤어지고 집에 오며 ‘내 학교는 내가 치워야지, 내 학교를 남이 치워주고 보실피나?’ 하고 생각했다.
쓰레기를 버려서 우리를 힘들게 한 사람을 나쁘고 밉게 생각했지만, 내 학교는 내가 치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오늘 한 봉사 활동이 왠지 자랑스럽고 보람있게 느껴졌다.
곽민선/서울 성원교 5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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