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나한테 맡겨요
흔히 농사를 지으려면 부지런해야 한다고 한다. 농작물이 고르게 자라도록 땅을 평평하게 다듬는 땅고르기부터 씨뿌리기, 물주기, 거름과 비료주기를 거쳐 수확하는 일까지 정성어린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
농사를 지을 때 활용되는 농업(farm) 로봇(robot)인 팜봇(farmbot)이 널리 사용되면 사람이 짓는 농사도 한결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팜봇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세계 곳곳의 연구를 통해 살펴보고,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자.
시간 줄고, 편리함 늘고
농사를 지을 때 가장 번거로운 일 중 하나는 바로 ‘잡초 뽑기’. 농작물에게 영양분을 조금이라도 몰아주기 위해 일일이 잡초를 뽑거나 제초제를 뿌린다. 이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팜봇이 나왔다.
일본 나일웍스는 논밭에 제초제와 비료를 뿌려주는 드론(무인기) ‘Nile-T18’을 지난해 처음 발표했다. 영국 일간신문 데일리메일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사람이 직접 큰 통을 메고 논을 돌아다니면서 제초제와 비료를 뿌리면 1시간도 더 걸리지만 이 드론을 이용하면 15분 만에 끝난다. 이 드론 한 대의 값은 약 4050만 원. 나일웍스는 내년에 이 드론을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해 사용하는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태양광으로 충전돼 움직이는 미국 프랭클린 로보틱스의 로봇청소기 ‘터틸’은 네 개의 동그란 바퀴로 땅을 돌아다니면서 잡초만 속속 골라 자른다. 터틸이 잡초와 식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키’. 약 11㎝인 터틸보다 키가 큰 것은 식물로, 터틸보다 키가 작은 것은 잡초로 구분한다. 그렇기에 식물의 키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식물 주변에 보호막을 쳐 주는 것이 좋다고.
토마토야, 얼마나 익었니?
팜봇은 농작물의 수와 성숙도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미국 일리노이대의 기리쉬 초대리 엔지니어는 식물의 수를 세고 상태를 분석하는 농업용 로봇 ‘테라센티아’를 개발했다. 약 564만 원에 판매 중인 이 로봇은 센서를 이용해 식물 사이를 다니면서 식물의 색깔과 성장률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한다. 초대리 엔지니어에 따르면 이 센서는 수요자(필요해서 사거나 얻고자 하는 사람)가 원하는 바에 따라 기준을 조절할 수 있다. 특별한 색이나 크기 등을 조절해 고객맞춤형 농작물을 만들 수 있는 것. 수요자의 기준에 따라 농작물 종류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면 속 농작물을 보고 얼마나 성숙했는지 바로 판단하는 팜봇도 있다. 내년에 시범운영 할 예정인 미국 루트 AI의 팜봇은 카메라로 농작물의 색깔과 모양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따른 품질을 판단한다. 짙은 빨간색 토마토는 100%, 불그스름하지만 여전히 초록색이 많은 토마토는 11% 등으로 색깔을 보고 성숙도를 판단하는 것.
루트 AI의 팜봇이 카메라에 비친 토마토의 색깔을 분석해 성숙도를 판단하는 장면. 루트 AI 홈페이지 캡처
▶어린이동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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