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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정년이’ 화제… 아이돌 뺨치는 인기몰이한 ‘국극’은?
  • 장진희 기자
  • 2024-10-17 0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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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의 시초가 된 ‘국극’의 유래는?

“소리는 내 바닥이고 하늘이여.”

195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최고의 소리꾼에 도전하는 시골 소녀의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 ‘정년이’가 최근 방영되기 시작했어요. 극중 전남 목포시 출신의 윤정년이라는 소녀는 당대 최고의 국극(우리나라의 고유한 형식의 연극) 배우로 구성된 ‘매란 국극단’에 들어가기 위해 서울로 향해요.


그런데 국극이 어떤 장르인지 낯선 어린이들이 많을 거예요. 소리극의 한 종류인 국극은 1950년대에 크게 유행했던 한국의 공연예술 문화. 오늘날은 거의 자취를 감춘 국극이란 장르가 드라마 방영을 계기로 주목받아요.
 


국극은 남성 역할도 여성 배우가 소화하는 소리극의 한 종류. ‘정년이’에서도 윤정년이 남성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tvN 제공



여성의 가슴 뻥∼ 뚫리게 한 국극


‘배우는 여성으로만 구성되기에 극 중 남성 역할도 여성이 한다.’


국극의 가장 큰 특징이에요. 그래서 여성국극이라 불리기도 해요. 국극은 창(판소리 등을 가락에 맞춰 높은 소리로 부름)을 기본으로 하여 노래는 물론, 춤과 연기, 연주 등 화려한 볼거리를 곁들이는 장르. 현대의 뮤지컬과 공통점이 많아 K-뮤지컬의 시초(맨 처음)로 여겨지기도 하지요.


국극의 역사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1948년 30여 명의 여성 국악인으로 구성된 ‘여성국악동호회’가 만들어졌고, 이 단체에 소속된 배우들이 ‘옥중화(獄中花)’라는 공연을 선보인 것이 국극의 시작. 옥중화는 ‘춘향전’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한 공연이에요.


1949년에는 ‘햇님(오늘날 '해님'이 표준어)과 달님’이라는 공연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국극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돼요. 이탈리아의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1858∼1924)가 남긴 오페라 작품인 ‘투란도트’에서 내용을 따왔어요. 햇님왕자가 달님공주가 낸 수수께끼를 풀며 둘의 사랑이 깊어진다는 이야기이지요.


당시 여성 관객을 중심으로 국극과 배우들이 폭발적 관심을 받았는데요. 국극단은 마치 오늘날 아이돌과 같은 위치였던 것. 집안에만 머물렀던 여성들이 무대를 장악한 것이 관객에게 해방감을 주었지요. 국극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송소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국문학 박사)는 “1950년대 국극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들은 남성만큼 뛰어난 무술을 가지는 등 당차고 진취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됐다”며 “이런 점이 여성들에게 통쾌함을 주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1950년대에 국극 ‘여의주’가 공연되고 있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TV 등장한 1960년대부터 인기 시들


1960년대에 접어들며 국극에 대한 관심은 빠른 속도로 사그라집니다. 국극 외에 다른 볼거리가 많아졌기 때문. 1960년대부터 미국 할리우드 영화들이 우리나라의 대중문화를 휘어잡기 시작한 거예요. TV가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예요. 자연스럽게 대중의 관심은 국극에서 영화, TV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지요.


국극단이 너무 많아진 것도 오히려 국극이 쇠퇴(기세, 상태가 전보다 못하여 감)하게 만들었어요. 너도나도 국극단을 만들며 실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극단이 공연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지요. 특히 국극단이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어서 전반적인 공연의 수준이 낮아졌어요. 관객이 자연스럽게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지요.



국립창극단이 지난해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국극 ‘정년이’를 선보인다고 홍보하는 모습. 국립창극단 제공




국극의 부활, 시작될까?


현재는 국극의 명맥(어떤 일이 이어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중요한 부분)이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 전국적으로 국극을 선보일 수 있는 여성 배우는 10∼20명에 불과해요. 하지만 지난 2019∼2022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웹툰 ‘정년이’가 인기를 끌며 국극도 부활기를 맞이했어요. 국립창극단이 지난해 웹툰 정년이를 바탕으로 만든, 같은 이름의 국극 ‘정년이’를 선보였는데 빠르게 전회차가 매진(하나도 남지 않고 모두 다 팔림)되기도 했어요.


송 연구교수는 “어린이들이 국극을 접하기 어렵다면 국극의 원조인 창극을 보며 전통음악을 경험하기를 바란다”며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 음악을 접목한다면 창극, 국극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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