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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AI가 대체 못 할 문학 작품 번역
  • 남동연 기자
  • 2024-10-15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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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한강 작가는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한강 작가의 소설 영문판.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1]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을 영문 번역한 데버라 스미스는 “번역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라고 했어요. 작품 배경이 된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을 전달하면서도 영어권 독자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 둬야 해 쉽지 않았다는 취지예요. 그는 이런 줄타기 과정에서 한강 작가와 계속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해요.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라고 하는 식으로 영어권 표현을 빌려 쓰는 걸 자제하고, 등장인물의 이름 대신 ‘처제의 남편’ ‘지우 어머니’처럼 관계 중심으로 적은 것도 그런 소통의 결과였어요.



[2] 한국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는 해외에 우리 문학을 전해 온 번역가들의 공도 무시할 수 없어요. 우리 문학의 번역 역사를 돌이켜 보면 초기엔 한국인 번역자들 위주로 진행되다가 외국인-한국인 공동 번역을 거쳐, 현재는 한국어와 외국어에 능통하고 두 나라의 문화에 이해가 깊은 원어민 번역자가 많아지면서 수준이 크게 높아졌어요. 문학 작품 번역은 양쪽 문화권에서 쓰는 관용적 표현이나 단어 너머의 뉘앙스를 섬세하게 포착해야 하고, 원작자가 의도한 은유와 문체, 분위기를 창의적인 언어로 옮겨야 하는 높은 수준의 문학적 작업이에요.



[3]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번역 업계가 위협받고 있지만 문학 작품 번역만큼은 대체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요. AI는 평소에 늘 쓰는 언어의 경우 입력과 동시에 여러 언어로 유창하게 번역하지만 예술적 완성도가 중요한 문학에선 그런 식의 효율과 정확성만으로 독자에게 감동을 주긴 어렵기 때문. 게다가 AI는 자신이 가진 데이터로 해석되지 않는 문장은 아예 건너뛰거나, 비슷한 단어의 조합으로 그럴싸하게 엮어내려 해 예술 작품 번역에 오류가 많아요.



[4] 전문가들이 AI 번역 실험을 한 결과만 봐도 그래요. 영화 ‘기생충’ 속 대사 ‘김칫국 마시다’를 챗GPT로 번역했더니 ‘We’re drinking kimchi soup(우리는 김치 수프를 마십니다)’로 직역해 (   ㉠   ) 는 뉘앙스를 살리지 못했어요.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구글 번역기를 통해 한국어로 옮겼을 때도 인간 번역과 비교해 정확도가 30∼40%에 그쳤다고 해요.




[5] AI로도 대체하기 어려운 문학 작품 번역은 문화 상품 수출을 위한 주요 통로예요. 영화, 음악 등 콘텐츠 강국인 한국은 이제 문학에서도 해외의 큰 관심을 받게 될 텐데 번역이 따라가지 못하면 노벨 문학상 효과는 오래가기 어려워요. 그럼에도 우리 문학 수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해요. 한국문학번역원의 올해 예산은 전년보다 14% 줄었어요. 번역 출판 지원사업 예산도 올해 20억 원에 불과하지요. 문학 작품 번역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귀한 작업이라는 인식 없이는, 한국 문화콘텐츠의 세계화가 언젠가 큰 벽에 부딪힐 수도 있어요.



동아일보 10월 14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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