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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에서 공상하던 어린이, 세계 문학의 중심이 되다
  • 김재성 기자
  • 2024-10-13 1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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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 한국 최초-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 문학상


지난해 11월 열린 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강 작가. 뉴시스


“공상(현실적이지 않은 일을 막연히 생각해 봄)하고 있었어요. 공상하면 안 돼요?”

한국 작가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 그의 아버지인 한승원 소설가는 딸의 어릴 적을 떠올리며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딸이 홀로 캄캄한 방에 앉아 있기에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딸은 ‘공상하고 있었다’고 조용히 답했지요.”

전 세계에 ‘한강 신드롬(어떤 것을 좋아하는 현상이 전체를 휩쓸게 되는 현상)’이 불고 있어요. “노벨 문학상 작품을 원어(본래의 말)인 우리나라 말 그대로 읽을 수 있는 날이 왔다”며 서점을 찾는 사람들로 국내 서점가에선 한강의 소설이 품절돼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 됐고, 해외에서도 한강 열풍이 일고 있지요. 

한강 작가는 어떤 인물일까요?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올해 노벨 문학상으로 한강 작가를 발표하며 공개한 사진(위)과 일러스트.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 화려한 수상 경력에도 겸손 또 겸손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한 작가는 어릴 적부터 언어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었다고 해요. 고교 땐 한글날 글짓기에서 텔레비전을 ‘말틀’이라고 표현해 상을 받기도. 소설을 쓰고 싶어 했던 한 작가는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고, 1993년 졸업 이후 시인으로 잠시 활동하다가 1994년 소설가로 데뷔했어요. 

사실 한 작가는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 국내 문학상은 물론 해외 유명 문학상도 거의 다 받았을 정도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소설가.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인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에서 한국 작가 최초로 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그는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 2023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았지요.  

이런 경력에도 한 작가는 특유의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아요. 맨부커상을 받은 직후에 한 작가는 “상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번 노벨 문학상 발표 이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사람이 목숨을 잃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며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지요. 그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딸은 노벨상을 준 것이 즐기라는 것이 아니라 더 냉철해지라는 의미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어요.


○ 폭력과 슬픔 탐구하는 소설가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인 트라우마(정신적 상처)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감춰져 있던 사실을 드러냄)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10일(현지시간) 한강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밝힌 선정 이유예요.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고, 노벨 문학상 수상은 최초예요. 아시아로 범위를 넓혀 보면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 작가가 다섯 번째지만, 여성 중엔 최초지요. 

한 작가는 인간의 폭력성과 그에 따른 삶의 비극(불행한 일)을 탐구해 온 소설가예요. 그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삶의 끝에 다가가는 이야기. 한 작가는 과거 ‘채식주의자’에 대해 “인간은 기차 선로에 떨어진 어린이를 구하려고 목숨을 던질 수도 있는 존재이지만 아우슈비츠 수용소(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유대인을 강제로 수용했던 수용소)에서 잔인한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인간성에 대한 고민에서 이 소설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어요. 노벨위원회는 “한강 작가의 작품은 폭력, 슬픔, 가부장제(가장이 가족에 대한 지배권을 행하는 가족 형태) 등 다양한 장르를 탐구한다”고 밝혔어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길게 줄을 늘어선 시민들이 한강 작가의 책을 고르고 있다

 


○ K소설도 세계 사로잡았다

한 작가 이전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여성 작가가 17명에 불과했어요. 노벨위원회가 한 작가를 선정하면서 여성 및 아시아에 주목했다는 평가가 나와요. 

한 작가의 이번 수상으로 특히 한국 문학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져요. 국내 서점가에선 그간 보지 못했던 ‘신드롬’에 가까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요. 10, 11일 이틀간 한 작가의 책이 30만 부 넘게 판매된 것. 책들이 동나 없어서 팔지 못하는 지경이라고. 

해외도 예외는 아니에요.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선 소설 ‘채식주의자’가 문학 베스트셀러 1위에 자리했고, 일본 서점가에는 한 작가 특별 판매 코너가 마련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지요.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같은 K팝, K영화, K드라마에 이어 K소설까지 세계를 사로잡으면서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에요.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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