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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뉴욕에 한글벽 세운 강익중 설치미술가 "세계에 한글의 아름다움 보여줘요"
  • 남동연 기자
  • 2024-10-07 1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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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에 세계 최대 한글벽을 최근 선보인 강익중 작가. 강익중 작가 제공



‘나를 사랑으로 가득 채울 거야’ ‘미래는 희망으로 지금은 사랑으로’ ‘힘을 빼면 더 큰 힘이 생긴다’….


사랑, 행복, 희망 등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이 담긴 글귀들이 한 글자, 한 글자씩 벽에 빼곡하게 채워졌어요. 이는 전 세계인이 ‘세상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주제로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문장을 한글로 보내온 것. 1000개의 한글 문장은 가로, 세로 3인치(7.62㎝) 크기의 타일 위에 한 글자씩 오롯이 새겨졌어요. 그리고 이들 타일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한국문화원 내부 벽을 장식했지요. 형형색색의 한글이 한 글자씩 붙은 이른바 ‘한글벽’의 크기는 무려 가로 8m, 세로 22m에 달한답니다.


초대형 한글벽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강익중 작가(64). 강 작가는 “한국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한국 문화의 핵심 자산인 한글을 알리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세상을 가장 따뜻하고 아름답게 연결하는 한글벽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요.


한글날(9일)을 맞아 강 작가로부터 미국에 한글벽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묻고 들었답니다. 


‘3인치 캔버스’와 ‘한글’



감사, 사랑, 행복, 관계, 용기 등에 대해 적힌 한글벽


강 작가는 가로, 세로 3인치 크기의 정사각형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3인치 캔버스’ 작가로 유명해요. 1984년 강 작가는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어요. 당시 학비를 벌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던 강 작가는 시간을 쪼개가며 학교를 오가는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작은 캔버스를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뉴욕의 풍경과 같은 여러 그림을 그린 것. 그렇게 40년 동안 그가 그린 3인치 캔버스는 10만 장이 넘어요. 강 작가는 “큰 캔버스에 대결하듯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편하게 그릴 수 있는 게 3인치 캔버스 그림이 가진 매력”이라고 소개했어요.


2001년 강 작가는 세 살배기 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게 됐는데요. 한글의 모음과 자음을 색깔 크레파스로 그렸더니 아들이 한글을 금방 읽게 되었고, 외국인 친구들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한글을 알려줬더니 그들도 한글을 좋아하게 됐다고.


자신만의 글씨체를 만들어 세계인들에게 한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든 강 작가는 ‘강익중체’를 만들었어요. ‘강익중체’는 한글 곡선과 직선의 아름다움이 3인치 캔버스 안에 표현된 글씨체. 한글의 초성, 중성, 종성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알록달록한 색이 특징이지요. 결국 강익중체는 강 작가가 사랑하는 ‘3인치 캔버스’와 아름다운 우리 ‘한글’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진 것이지요.


최근 뉴욕한국문화원에 들어선 한글벽은 ‘강익중체’로 새겨졌어요. 강 작가는 “일반적으로 벽은 서로를 가르고 나누는 장애물로 여겨지지만, ‘우리’가 함께 세운 한글벽을 통해 모두가 이어져 있음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어요.


내일을 꿈꾸고, 내일을 말하는 어린이



어린이들이 한글벽을 관찰하고 있다


강 작가는 1999년부터 전 세계 어린이의 그림을 모으고 있을 정도로 어린이에게 관심이 많은 작가예요. 지금껏 강 작가가 모은 어린이 그림은 무려 100만 장이 넘는다고.


강 작가가 이처럼 어린이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강 작가는 “어린이는 어른과는 달리 모두 내일을 꿈꾸고, 내일을 이야기한다”며 “어린이만이 낼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연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어요.


강 작가는 오는 24일(현지시간), 한국인 최초로 이집트의 기자 피라미드 앞에 ‘네 개의 신전’이란 작품을 선보이는데요. 이 작품의 바깥에는 ‘아리랑’의 가사가, 안에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그림이 들어갈 예정. 강 작가는 “과거를 상징하는 거대한 피라미드 앞에 미래를 바라보는 어린이의 꿈들이 당당하게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한글 예쁘게 꾸미면서 그 아름다움 깨닫길”



한글벽을 제작하는 강 작가의 모습


한글날을 맞아 어린이들도 아름다운 한글로 멋진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작품이 좋을지 강 작가에게 물었어요.


강 작가는 △가훈(집안의 가르침)이나 가족의 이름을 예쁜 글씨로 꾸며 거실에 전시하기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한글 카드를 예쁘게 꾸미기 △학교 교실 게시판에 친구들의 이름을 적고, 크레파스를 이용해 예쁘게 색칠해보기 등의 활동을 제안했어요.


“어떤 활동이든 좋아요. 한글을 쓰고 글자를 이루는 획을 하나하나 예쁘게 색칠하고 꾸미다보면 한글이 얼마나 아름다운 글자인지, 그 매력에 금세 빠져들게 될 거예요. 내가 쓰거나 그린 글자는 결국 내 마음이에요. 한글을 소중하게 쓰면서 마음도 예쁘게 가꾸는 어린이가 되길 바라요.”(강 작가)



▶어린이동아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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