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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쏙 시사쑥]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으로 미술대회 우승해 논란… “기술 활용한 부정행위” vs “독창적 예술”
  • 이수현 기자
  • 2022-09-07 16: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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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활용한 부정행위” vs “독창적 예술”

[오늘의 키워드] 인공지능(AI)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언어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미술대회에서 우승한 작품인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인공지능 프로그램 ‘미드저니(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를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인공지능)’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AI가 제작한 그림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CNN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서 열린 한 미술대회에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만든 그림이 우승작으로 뽑히자 온라인에서 우승 자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게임 기획자인 제이슨 M. 앨런이 ‘미드저니’로 만든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1위를 차지했다. 미드저니는 문장 형태의 명령문을 입력하면 이를 몇 초 안에 이미지로 바꿔주는 AI 프로그램. 앨런은 미드저니를 활용해 그림 3점을 만든 후 이를 포토샵 등 편집 프로그램으로 다듬어 대회에 제출했는데, 이 중 하나가 우승작으로 선정돼 상금 300달러(약 41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규정상 인공지능과 포토샵 등 디지털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앨런이 그림을 출품한 디지털아트 부문의 경우 제작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거나 색깔을 조정하는 등 디지털 방식으로 이미지를 편집하는 것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이미지를 편집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인공지능이 그린 작품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부정행위라는 주장이 나온다. 예술은 창작의 영역으로 표현의 독창성과 개성이 중요한데, 예술가가 단 한 번의 붓질조차 하지 않은 작품으로 사람이 직접 제작한 다른 출품작과 겨루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포함된 창작자의 노력을 하나의 독창적 예술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회 규칙을 위반하지도 않았고, 미드저니에 입력할 적절한 문구를 떠올리기 위한 앨런의 노력이 작품에 반영됐다는 것. 

이 같은 논란은 수상에서 나아가 인공지능이 만든 그림을 예술작품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한 갑론을박으로도 번지고 있다. 


▶어동이 나는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으로 우승한 게 문제라고 생각해. 인공지능은 기존 작품들의 데이터를 학습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그린 작품은 아무리 잘 그린 것이라 해도 고도의 표절에 불과해. 게다가 예술은 창작자의 독창성뿐 아니라 색채나 붓질 등의 표현 요소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지를 통해 작품성을 따지기도 해. 그런데 앨런처럼 인공지능의 능력을 빌려 직접 그리지도 않은 작품으로 우승을 차지하면 섬세하고 개성 있는 표현을 하고자 공 들여온 다른 예술가들은 자신의 노력이 무시당하는 기분일 거야.


▶어솜이 나는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으로 우승한 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그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는 이미 있어. 스페인의 인공지능 ‘보토’는 알고리즘을 통해 수백만 개의 미술 작품을 분석한 뒤 자신만의 독창적인 그림을 만들어내는데, NFT(대체 불가 토큰)로 발행된 보토의 그림은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팔렸어. 이런 시대에 인공지능이 그렸다는 이유만으로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시대 흐름과 맞지 않다고 봐. 이제는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도 과거엔 없던 독창적 예술로 봐야 해. 더욱이 앨런이 작품을 제출할 때 ‘미드저니’를 거쳤다는 점을 명시했고 대회 규정을 어긴 것도 아니잖아. 작품성만 뛰어나다면 우승도 문제될 게 없지.


[어동 찬반토론] 어동이와 어솜이의 주장 중 누구의 주장에 동의하나요? 내 생각을 9월 29일(목)까지 어린이동아 온라인 카페(cafe.naver.com/kidsdonga)의 ‘어동 찬반토론’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가장 논리적으로 주장을 편 어린이들의 의견을 뽑아 지면에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