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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유튜브 보는 게 독서가 될 수 없는 이유
  • 남동연 기자
  • 2024-05-02 1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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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책을 읽고 있는 시민의 모습. 뉴시스



[1] 요즘 골목책방은 ‘인스타 성지(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촬영 명소)’가 된 곳이 많지만 책방 주인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아요. 손님들이 책은 안 사고 근사하게 진열된 책들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가는 경우가 많아서예요. 책방의 감성적이고 지적인 분위기를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지요. 또 책 판매는 줄어드는 반면 인테리어 소품용 모형 책은 잘 팔린다고 해요. 책은 안 읽어도 책이 풍기는 지성미(지적인 사고와 언행을 하는 사람에게서 풍기는 아름다움)는 갖추고 싶다는 게 요즘 세태(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세상의 상태)예요.



[2] 한 해 동안 책을 단 한 권이라도 읽은 성인 비율(종합독서율)은 지난해 기준 43%. 정부의 독서실태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4년 이후 최저치예요. 30년 전 이 비율은 86%였어요. 조사 대상자들이 책을 안 읽는 이유는 주로 두 가지예요. 일하느라 시간이 없고, 유튜브 등 책 이외에 다른 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10, 20대 사이에선 유튜브 같은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도 독서의 일종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요.



[3] 독서 인구는 줄지만 유튜브로 책을 소개하는 ‘북튜브’ 채널은 인기예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 높은 지식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여요. 볼거리는 늘었는데 시간이 한정돼 있다면 한 권에 10시간 이상 걸리는 독서보다 10분∼1시간 이내로 핵심을 추려주는 영상에 사람들이 몰릴 법도 해요. 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이슈와 정보를 정리해주는 지식 콘텐츠가 많아 유튜브로 세상을 배운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독서만큼 도움이 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요.



[4] 유튜브를 볼 때와 독서를 할 때 우리 뇌는 다르게 반응해요. 영상은 완제품 형태로 눈을 거쳐 뇌리(사람의 의식, 기억, 생각 등이 들어 있는 영역)에 바로 맺혀요. 뇌가 일할 필요가 없지요. 반면 책은 뇌를 바쁘게 만들어요. 글은 설명과 묘사, 정보를 담은 원재료일 뿐이고 한 문장 한 문장이 머릿속 지식과 경험, 정서와 뒤섞이면서 활발한 시뮬레이션이 펼쳐져요. 책을 읽다 잠시 멈추게 되는 게 이런 작용 때문. 그래서 같은 영상을 100명이 보면 거의 비슷하게 기억하지만 책 한 권을 100명이 읽으면 각기 다른 100개의 스토리가 생겨요. 스쳐 흘러가는 영상과 달리 책에서 읽은 건 깊이 각인되는 이유는 나만의 맥락이 담겨 저장되기 때문이에요.



[5] 책 대신 유튜브 보는 습관이 들면 당장은 단순명료하게 가공된 지식을 얻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장기적으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자칫하면 궁금한 주제를 짧고 흥미롭게 만든 영상만 골라 보고, 그마저 메뚜기 뛰듯 띄엄띄엄 보거나 ‘세 줄 요약’에만 익숙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단순화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영상 제작자가 주관적으로 편집한 지식에 길들여지면 흑백 논리에 잘 휘둘리고, 가짜 정보에 대한 분별력도 떨어지기 쉬워요. 독서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 정도 노력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우리에게 줘요.


동아일보 4월 30일 자 신광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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