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선·동그라미·낙서·얼룩’만 있다면, 나도 예술가!
  • 전선규 기자
  • 2023-11-15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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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베 튈레전 색색깔깔 뮤지엄


전시장 입구에는 에르베 튈레와 어린이들의 워크숍 현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프랑스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삽화가) 겸 창의예술가 ‘에르베 튈레’가 작품과 함께 한국을 찾았어요! 예술의전당한가람미술관(서울 서초구)은 지난 3일부터 ‘에르베 튈레전(展) 색색깔깔 뮤지엄’을 열었어요. 전시는 내년 3월까지 이어져요.


1994년부터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에르베 튈레는 1999년 ‘혼동하지 마요’라는 책으로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했어요. 볼로냐 아동도서전은 매년 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 어린이 문학 박람회로 △창의성 △교육적 가치 △예술적 디자인이 가장 뛰어난 책에 라가치상을 수여해요. 특히 라가치상은 아동 도서 부문의 노벨상이라 불리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지요.


별명이 많은 튈레의 가장 대표적인 수식어는 ‘프리스쿨(유치원)의 왕자’! 어떤 작품들로 그가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지, 전시 현장을 함께 엿보아요.



모든 것이 ‘그림’일 수 있어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손길이 담긴 작품이 전시장 한편에 보인다



우리나라 장인이 만든 도자기에 담긴 튈레의 그림


튈레는 그림을 예쁘게, 잘 그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고정된 방식으로만 그리는 그림도 거부하지요. 그저 평소 자신이 보는 아름다운 것들을 놀이처럼 자유롭고 즐겁게 표현하면 된다고 강조해요. 종이가 아니어도 돼요. 벽에, 도자기에 여기저기 자유롭게 표현한다면 그 자체로 작품이 된다는 것.


이 같은 그의 예술철학은 작품에 오롯이 드러나요. 전시장에선 튈레가 다양한 기법으로 음식을 표현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요. 콜라주(여러 가지 재료를 붙여 만드는 기법), 프로타주(나뭇잎 등의 물체를 종이 뒤에 대고 칠해 무늬 등을 베끼는 회화 기법) 등 그 방법 또한 무궁무진해요. 물감이든 색연필이든 그저 손닿는 대로 다채롭게 활용하지요.


전시장 한편에선 튈레가 세계 곳곳의 어린이들과 함께 만든 작품들과 그 완성 과정을 구경할 수 있어요. 튈레는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워크숍’을 진행하는데요. 그는 줄곧 ‘not teaching(낫 티칭·가르치지 않는)’을 강조해요. 미술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어린이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합동’ 프로그램이란 의미! 그림 ‘수업’이 아닌 워크숍이라고 칭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 튈레는 “괜찮아”, “움직여보자”, “흔들어보자”라고 어린이들을 독려하며 워크숍을 이어간다고.


그의 작품은 △선 △동그라미 △낙서 △얼룩이 핵심!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는 모양이지요. 동그라미를 생각하고 그린 그림이 조금 삐뚤어져도, 뾰족한 세모처럼 보여도 괜찮아요. 틀린 게 아니라 모두 작품의 일부!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알록달록 요리조리 함께 그린 작품들을 보면 그림이 어떤 모양이나 색깔이든 개성 넘치는 멋진 작품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어요.



작품을 감상하면, 자연스레 오감이 ‘찌르르’



‘소리’로 즐기는 그림의 모습



선·동그라미·낙서·얼룩만으로도 완성되는 튈레의 작품


‘미술관’하면 떠오르는 고요한 분위기와는 달리 튈레의 전시장에는 짧은 감탄사들이 이어져요. 튈레가 그림을 ‘소리’로 읽는 방법을 안내하거든요. 파란색이 나오면 “오!”, 빨간색은 “아!”, 노란색은 “와!”라고 외치라고요. 빨강·노랑·파랑이 한데 뒤섞인 그림을 따라가 보면, 그림이 마치 소리를 안내하는 악보가 된 듯 입에선 요들송 같은 노래가 나오지요.


튈레는 ‘몸’으로 즐기는 그림도 선보였는데, 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이번 전시를 느끼면서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다섯 가지 감각)을 키울 수 있길 바랐어요.


색다른 시도들로 예술의 장벽을 허무는 튈레의 최종 목표는 ‘에르베 튈레 없는 에르베 튈레 전시’를 하는 것! 튈레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자신의 안내 영상을 보고 직접 작품을 만드는 ‘이상적인 전시’를 지난 2018년부터 선보였어요. 관람객 스스로가 예술가로서 작품을 생산하도록 북돋고 있지요. 모든 사람이 예술로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예술이 어렵다고만 생각했나요? 우리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답니다.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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