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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 보기만 해도 불길해!”… 동서양에서 금기시되는 숫자들
  • 전선규 기자
  • 2023-07-03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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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숫자 ‘88’을 선수들의 등번호로 금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이 숫자가 과거 나치 독일의 지도자였던 아돌프 히틀러(1889∼1945)에 대한 경례를 의미하기 때문.


가격, 온도, 크기, 무게 등 우리는 수많은 ‘숫자’들과 함께 살아가요. 이런 숫자들 중에선 행운의 숫자 ‘7’처럼 괜히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숫자도 있지만, 비운의 숫자 ‘4’처럼 불길함이 느껴지는 숫자도 있지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어 금기시되는 숫자들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탐구해봅시다. 


이탈리아, 축구장에서 ‘88’ 금지!


이탈리아 프로축구 아탈란타 BC의 마리오 파살리치 선수는 등번호 88번을 사용했지만 바꿔야 한다.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히틀러손(히틀러의 아들)’이라는 이름과 88번 등번호가 새겨진 셔츠를 입어 파장을 일으킨 한 관중의 모습


이탈리아의 프로축구 1부 리그인 세리에A는 물론 하위리그까지 이탈리아 내의 모든 축구장에서 선수들은 88이라고 쓰인 등번호를 착용할 수 없게 됐어요.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마테오 피안테도시 내무장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발표했어요. 이번 조치는 축구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반유대주의(유대인과 유대교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를 근절하기 위한 것.


숫자 ‘88’은 히틀러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있어요. 히틀러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을 학살하는 등 수많은 전쟁범죄를 저지른 나치당의 지도자이자 독재자. 반유대주의자들은 H가 알파벳에서 여덟 번째라는 점에서 착안해 ‘히틀러 만세’를 뜻하는 ‘하일 히틀러(Heil Hitler)’ 경례를 ‘88’로 표현하거든요.


최근 유럽 축구 경기에서 일부 관중들이 반유대주의,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등의 행위를 일삼는 가운데 지난 3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선 한 관중이 ‘히틀러손(Hitlerson·히틀러의 아들)’이라는 이름과 88번 등번호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나타난 뒤 경례 동작 등을 취해 논란이 된 바 있어요. 이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개돼 큰 파장이 일자 이탈리아 정부와 축구계가 지침을 마련한 것. 이에 따라 앞으로 팬들이 반유대주의적인 행동을 하거나 구호를 외칠 경우 즉각 경기가 중단되고 장내 스피커와 대형화면을 통해 관중들에게 경기 중단 사유가 안내됩니다.



폴란드엔 ‘지옥’을 향해 달리는 버스가 있다?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는 666번 버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헬(Hel)로 향하는 666번 버스의 전광판의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유럽 국가 폴란드에서 일명 ‘지옥행’ 버스라고 불리는 ‘666번 버스’가 역사로 남게 됐어요.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 버스회사 PKS 그디니아는 최근 17년 동안 관광도시 ‘헬(Hel)’ 지역을 누비던 666번 버스를 669번으로 변경했어요.


숫자 ‘666’은 서양에서 악마의 숫자로 여겨져요. 성경에서 666이 사탄을 상징하는 ‘짐승의 수’로 언급되기 때문. 2006년부터 운행된 666번 버스는 지옥을 뜻하는 영어 단어 헬(Hell)과 발음이 같은 헬 지역을 오간다는 점에서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어요. 관광객들은 ‘666번 버스’를 타고 ‘지옥’에 다녀왔다는 농담을 즐겼지요.


하지만 인구의 약 90%가 가톨릭을 믿는 독실한 기독교 국가로 알려진 폴란드에서 해당 버스는 꾸준히 항의를 받아왔어요. 가톨릭 출판물 ‘프론다’는 “악마를 상징하는 숫자에 즐거워하는 건 멍청한 짓”이라고 비판했지요. 결국 버스회사는 숫자의 마지막 6을 9로 뒤집은 ‘669번’으로 버스의 번호를 수정한다고 밝혔어요.


이번 결정으로 현지에선 일부 주민의 반발이 나오기도 했어요. 지옥행 버스가 지역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일부러 이 버스를 타기 위해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았다”며 아쉬워했어요.



문화마다 기피하는 숫자가 달라


우리나라처럼 한자의 영향을 받은 문화권에서는 예로부터 숫자 ‘4’를 금기시했어요. 죽음을 의미하는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기 때문. 특히 중국인들은 4를 매우 싫어해서 차량 번호에 4를 전혀 쓰지 않는 지역도 있다고. 우리나라에서도 엘리베이터에 4층 대신 ‘F’(영어로 네 번째를 나타내는 fourth를 의미함)로 표시한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지요.


서양에서는 과거부터 숫자 ‘13’을 꺼려왔어요. 예수 그리스도가 죽기 전날 최후의 만찬에 참여한 인원이 13명이라는 점에서 불길한 숫자라는 인식이 퍼졌다는 설이 있어요. 특히 서양인들은 13일과 금요일이 겹치는 날을 매우 불길하게 여겨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날이 금요일로 알려졌기 때문이지요. 13과 금요일이 더해진 ‘13일의 금요일’은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이기도 해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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