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한 여름밤, 신들의 꿈’… 한국 전통 신들의 이야기, 그리스 신화보다 재밌네!
  • 이수현 기자
  • 2022-09-04 14:33:00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마을 입구에서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호랑이와 장승(돌이나 나무에 사람의 얼굴을 새겨서 마을 등에 세운 푯말), 물고기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도깨비…. 

커다란 화면 속에 전통 신들이 나타나 관람객을 맞는다. 국립민속박물관(서울 종로구)은 오는 10월 11일까지 ‘한 여름밤, 신들의 꿈’ 전시를 열고 한국 민속 신앙과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신들을 소개한다. 민속 신앙이란 예로부터 사람들 사이 전해 내려오는 초자연적(자연을 초월한 힘) 믿음을 말하는데, 과거 우리나라에선 동물과 자연, 집 곳곳에 신이 깃들어있다고 믿었다.

과거 조상들이 믿었던 한국 전통 신들은 인간 곁을 지키고 도와주는 든든한 존재였다. 전시에서는 특수 제작한 실감 영상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신들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전시장을 찾아 전통 신들의 모습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살펴봤다. 민속 신앙 속 신들을 통해 조상들의 삶을 이해해보자.



한 여름밤, 신들의 꿈’ 전시장 입구 모습. 사진=이수현 기자


집 안 곳곳에 신들이?


집 곳곳에 사는 신들을 소개한 공간


그리스 신화에 제우스가 있다면 한국의 집에는 ‘성주신’이 있었다. 우리 조상들은 집안 곳곳을 다스리는 신이 각각 있다고 믿었는데, 그 중 우두머리인 성주신은 항아리 안에 살며 집에 좋은 기운을 가져다주는 신.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 배우 마동석이 연기한 역할로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조상들은 마루에 성주단지를 올리고 귀하게 모시며 집과 가족의 평안을 빌었다고 한다. 부엌에 살며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조왕신’, 집터를 보호하는 ‘터주신’도 집을 지켜주는 신이다. 



성주신이 사는 항아리를 재현한 모습


성주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측신’은 뒷간(화장실)에 사는 신. 과거에는 측신이 긴 머리를 늘어뜨려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고약한 성격을 가졌다고 믿었다. 전기가 없었던 옛날에는 뒷간이 어두워 사고가 많이 났는데, 용변을 보는 사람들이 늘 긴장하고 조심하도록 해 다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과거 조상들은 밤에 뒷간에 들어가기 전 크게 기침을 해야 측신이 화나지 않는다고 믿었다. 

옛날 집 모양을 재현한 전시 공간에서는 집 곳곳에 살며 사람을 지켜주는 여섯 신을 소개한다. 전시장에 마련된 물건들 위에 손을 올리면 빛으로 표현된 신의 모습을 만나볼 수도 있다. 


풍년을 빕니다!

민속 신앙에는 우리 조상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조상들의 소원은 풍년(곡식이 잘 자라 평년보다 수확이 많은 해)이 들고 물고기를 많이 잡는 것이었다. 이런 바람이 신들의 모습과 역할에도 반영됐다. 



용이 비를 내려주는 장면을 표현한 실감 영상.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논밭을 배경으로 한 전시 공간에선 ‘용신’이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영상이 구현된다. 과거 가뭄으로 땅이 메말라 고민일 때 물의 신인 용신에게 기우제(비가 내리지 않을 때 비 오기를 빌던 제사)를 지내면 비를 내려주어 곡식이 잘 자란다고 믿었다.



바다 위에 도깨비불이 나타나는 모습을 표현한 공간


과거에는 밤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번쩍이는 빛을 도깨비가 만든 불이라고 여겨 ‘도깨비불’이라고 불렀다. 전시에선 벽과 바닥의 영상을 통해 마치 바다에 실제로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을 마련했는데, 이곳에서 도깨비불을 영상으로 표현해냈다.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 어린이 관람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이라고. 

민속 신앙 속 도깨비는 사람들을 겁먹게 하는 존재가 아닌 물고기를 몰아주는 풍요의 상징이었다.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은 “실제 우리 조상들은 도깨비불이 나타나는 곳에 물고기가 많다고 믿어 그곳에 그물을 설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게임하듯 재밌게

전시에선 어린이 관람객도 재미있게 체험하며 민속 신앙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전시장 곳곳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게임을 하듯 11개의 ‘신 캐릭터 카드’를 모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카드에는 영상에 담기지 않은 신들의 특징이 적혀 이해를 돕는다.



앱을 통해 게임을 하듯 모은 ‘신 캐릭터 카드'


전시를 기획한 오아란 학예연구사는 “한국 민속 신화에는 그리스 신화 못지않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며 “과거 우리에게도 다양한 전통 신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배우며 우리 선조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어린이동아 이수현 기자 issue2@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한미약품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