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과학을 위해 태어났던 ‘장영실’ 이야기
  • 이지현 기자
  • 2019-09-19 18:56:21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조선시대 ‘발명왕’ 장영실

“개천에서 용 났다.” 어려운 환경에서 훌륭한 사람이 나올 때 흔히 쓰는 속담이다.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은 노비로 태어나서 종3품(조선시대 18품계 중 제6등급의 품계)의 관직에 오른, 말 그대로 ‘개천에서 난 용’이었다.

최근 장영실이 만든 자동 물시계 ‘흠경각 옥루’가 복원되어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되었다. 흠경각 옥루는 물시계 장치와 천체의 변화를 알려주는 천문시계 장치를 결합한 형태의 자동 물시계. 장영실은 천민 출신이지만 뛰어난 과학 연구 능력으로 조선의 4대왕인 세종에게 발탁된 뒤 많은 과학 기구를 만들어 조선의 과학 기술을 한 단계 올리는데 일조(도움이 됨)한 인물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남겨진 장영실의 기록을 중심으로 그의 삶과 업적을 살펴본다.​


노비에서 조선 최고 과학자로​

장영실은 그 아비가 본래 원나라의 소주·항주 사람이고 어미는 기생이었는데, 공교(교묘)한 솜씨가 보통 사람에 뛰어나므로 태종께서 보호하시었고, 나도 역시 이를 아낀다.” -세종 15년(1433년) 9월 16일

장영실의 정확한 생몰연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활동연대로 미루어 1390년경에 태어났다는 사실만 유추할 수 있는 정도. 기록에 따르면 장영실의 아버지는 원나라(몽골족이 세운 왕조)에서 조선으로 귀화한 중국인이었고 어머니는 기생이었다. 장영실은 어머니의 신분에 따라 천민이 되어 관노(관청의 노비)로 속해있었다.

과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장영실은 태종(조선 3대왕) 때부터 그 능력을 인정받아 궁궐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1421년(세종 3년)에는 중국으로 유학을 가 각종 천문기구를 익히고 돌아왔다. 이후 세종의 총애를 받아 정5품 상의원(조선시대 임금의 의복을 올리고 대궐 안의 재물을 관리하던 곳) 별좌(조선시대 정·종5품 관직)가 되면서 관노의 신분을 벗고 궁정기술자로 일하게 된다.​


스스로 시각을 알리는 ‘자격루’​

“영실의 사람됨이 (중략) 성질이 똑똑하기가 보통보다 뛰어나서 (중략) 이제 자격궁루를 만들었는데 비록 나의 가르침을 받아서 하였지마는, 만약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결코 만들어 내지 못했을 것이다.” -세종 15년(1433년) 9월 16일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세종과 장영실의 합작으로 1434년(세종 16년) 드디어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 물시계 자격루가 경복궁 경회루의 남쪽 보루각에 설치된다.

자격루는 ‘스스로 종을 치는 물시계’라는 이름 뜻에 맞게 시각에 맞추어 알아서 종을 울렸다. 자격루의 일부인 파수호(물을 흘러내리게 하는 그릇)에서 조금씩 흘러내린 물이 수수호(물받이 그릇)로 들어가 부력(물 위에 뜨는 힘)에 의해 막대기 모양의 살대가 떠오르면 일정한 세로 간격으로 그릇에 담겨있는 작은 쇠구슬이 시간마다 떨어졌다. 이 작은 쇠구슬은 연쇄적으로 더 큰 구슬이 굴러가도록 해 나무로 된 인형의 팔을 건드려 종을 쳐서 시각을 알린 것. 세종 때 만든 자격루는 모두 없어졌으며 덕수궁에 남아 있는 국보 제229호 창경궁 자격루(중종 때 창경궁에 설치되어 이렇게 이름이 붙었다)는 1536년(중종 31년)에 장영실의 자격루를 개량한 것이다. 장영실은 자격루 이외에도 조선 최초의 천문관측대인 간의대, 해시계인 앙부일구, 해시계와 별시계로 동시에 쓸 수 있었던 일성정시의, 휴대용 해시계인 천평일구 등을 만들어냈다.​

장영실, 역사에서 사라지다​

“대호군 장영실이 안여(임금이 타는 가마) 만드는 것을 감독했는데, 튼튼하지 못해 부러지고 허물어졌으므로 의금부에 내려 국문(중죄인을 심문함)하게 했다.”

-세종 24년(1442년) 3월 16일​

임금의 총애를 받아 승승장구하던 장영실은 세종이 타는 가마를 만드는 일을 감독했는데, 그의 감독 하에 만들어진 가마가 타기도 전에 부러지자 파면(공무원을 강제로 퇴직시킴)돼 곤장을 맞았다. 이후 장영실의 행방에 대한 기록은 실록에 남아있지 않다.

노비의 신분으로 태어나 20여 년간 왕의 사랑을 받던 과학자로 이름을 널리 알린 장영실. “과학을 위해 태어났다”는 당대 사람들의 칭송에 걸맞게 그가 남긴 발명품들은 과학이 더 발전한 현대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어린이동아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