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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브리핑] 인증제 때문에 바쁜 초등생들… 대충 읽고 독서인증 받기도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11-20 22: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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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 중요해요”

인증제 때문에 바쁜 초등생들… 대충 읽고 독서인증 받기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A 양은 요즘 저녁마다 친구와 동네 공원에서 줄넘기 연습을 한다.

 

이달 마지막 주에 담임 선생님이 반 학생을 대상으로 줄넘기 인증제 테스트를 하기 때문. A 양은 한 번 발을 구를 때 두 번 줄을 넘기는 2단 뛰기가 잘 안 되어 걱정이다.

 

2단 뛰기 30번을 연속해서 성공해야 최고상인 으뜸상을 받을 수 있는데 자꾸만 발에 줄이 걸린다.

 

A 양은 “나만 상장을 받지 못하면 부끄러울 것 같아 최선을 다해 연습 중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초등학교에서 줄넘기, 독서, 영어, 한자 등과 관련한 인증제를 하고 있다. 각 인증제에서 요구하는 일정 수준을 넘으면 학생들에게 상장을 준다.

 

연말에 인증제 결과를 집계하는 학교들이 많아 초등생들은 더욱 바빠진다.

 

어린이들이 목표를 세우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려고 만든 인증제이지만 일부에서는 눈살을 찌푸릴만한 일도 벌어진다.

 

몇몇 어린이들은 인증제 상장을 따는 것에 몰입한 나머지 제대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장을 받아가기도 하는 것.

 

 

실력 쑥쑥! 인증제 좋아요

 

서울 노원구의 초등 6학년 B 양은 “영어동화 외우기 인증제 덕분에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B 양의 학교에서는 영어 동화책 1권을 암송하면 4급의 영어 동화 인증 상장을 준다. B 양은 자발적으로 틈틈이 영어 동화책을 외워 지난해와 그 전해 4급 인증 상장을 받았다. 동화책을 외우고 나니 몰랐던 영어 단어·숙어들을 저절로 익히게 되었다. B 양은 “선생님 앞에서 한 권을 다 외우고 나니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의 초등 6학년 C 양은 “줄넘기 인증제 덕분에 몸이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줄넘기 인증 상장을 따내기 위해 귀찮아도 줄넘기 연습을 매일 꾸준히 하게 된 것. 처음에는 10개를 연달아 넘기기도 어렵고 다리도 아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넘을 수 있는 줄넘기 개수가 점차 늘었다. 다리에도 단단한 근육이 붙었다.

 

 

바쁜데 인증제까지? 힘들어요!

 

한편으로는 인증제 결과를 따내는 것에만 집중하는 초등생들도 있다. 한 초등학교 6학년 D 양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서 인증제 금상을 받은 것에 “마음이 찔린다”고 말했다. 책을 제대로 읽지 않고 상장을 받았기 때문. 필수 독서 목록에 있는 책 가운데 20권 이상을 읽어야 최고상인 금상을 받을 수 있지만 일일이 검사를 하지는 않아 D 양은 대충 훑어보고는 “읽었다”고 선생님에게 말했다. D 양은 “10명 중에 3, 4명은 이런 식으로 인증제 상장을 받아갔다”고 말했다.

 

줄넘기 인증 시험을 준비하는 A 양은 “여러 학원을 오가느라 시간도 없고 힘든데 줄넘기까지 하라고 하니까 대부분의 친구가 힘들어 한다”고 했다. A 양은 이어 “그래도 줄넘기 인증 상장이 생활기록부에 들어가면 중학교 입시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꼭 으뜸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나날이 발전하는 과정이 중요해

 

인증제를 지도하는 선생님들은 “무언가를 연습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 자체를 즐기길 바란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경기 지행초 박혜경 선생님은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인증제 상장을 따지 못해도 충분히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선생님은 “어제 줄넘기를 한 개밖에 하지 못했는데 오늘 두 개를 하게 되면 한 개만큼 실력이 는 것”이라며 어린이들이 “상장에 연연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독서 인증제를 수행할 때는 관련된 교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책 읽는 재미를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 경기 오남초 박경은 선생님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서 토론이나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하다 보면 인증제를 떠나 책에 대한 흥미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깊이 있는 책 읽기를 하다 보면 억지로 하는 독서가 아니라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

 

▶이지현 기자 easy2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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