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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브리핑] 서울시향의 발달장애 아동 위한 클래식공연 가보니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11-13 22: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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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어도 춤춰도 모두 OK!

서울시향의 발달장애 아동 위한 클래식공연 가보니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바이올린 협주곡이 연주되던 중 갑자기 한 자폐성 발달장애 어린이가 소리를 질렀다. 해당 어린이의 부모는 자녀를 데리고 공연장을 빠르게 빠져나왔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 ‘음악 소리에 자연스레 반응하는 발달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서울시향은 발달장애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떠들썩한’ 클래식 공연을 기획했다. 공연 도중 관객이 신나게 떠들어도, 무대와 객석을 돌아다녀도 되는 ‘클래식 스페이스 Ⅱ–함께’다. 자폐성 발달장애 어린이와 그 가족 200여 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10일 공연이 열린 천도교 중앙대교당(서울 종로구)을 찾았다.

 

 

환한 객석

 

공연장은 하얀색의 원형 테이블 20여 개로 가득 차 있었다. 기존 클래식 공연과 달리 공연 내내 조명이 꺼지지 않고 밝았다. 어린이와 가족들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공연을 보면서 눈을 맞추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한 것.

 

공연 시작 시간이 되자 서울시향 단원 10여 명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음악 칼럼니스트 노승림 씨는 단원들에게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소리를 각각 내달라고 부탁했다. 노 씨는 “악기별로 소리를 잘 기억해두고 공연에서 어떤 악기 소리가 잘 들리는지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라”면서 관객들에게 ‘꼭 떠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첫 곡인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란 웅장한 곡이 연주됐다. 음악소리에 맞춰 한 어린이는 드럼을 치듯 주먹으로 테이블을 “쾅쾅”쳤고, 박수를 치고 허공에 양 손을 휘저으며 지휘자를 흉내내는 어린이도 있었다.

 

 

“자유롭게 즐겨주세요”

 

인터뷰를 하는 이성준 군(왼쪽)
 

“오늘 관객들은 음악이 좋으면 춤도 추고 소리도 지르고 흥겨운 일을 한다고 들었어요. 보호자 분들은 아이들이 마음껏 표현하도록 막지 말아주세요(웃음).”

 

첫 곡이 끝나자 노 씨가 관객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공연 중 자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막는 부모들이 있었기 때문. 이후 어린이들은 공연 중 객석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들을 보며 관객들은 함께 몸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다. 한 학생은 음악 소리가 들리자 감동을 받은 듯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무대를 5분 동안 가만히 바라보기도 했다.

 

무대에는 발달장애가 있는 서울정문학교 2학년 이성준 군과 서울언북중 2학년 곽동규 군이 각각 첼로로 ‘사랑의 인사’와 바이올린으로 ‘포르 우나 카베자’를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 군은 “소리가 나면 기분이 좋아서 음악을 하고 있어요”라면서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 하고 싶어요”라고 공연을 마친 후 소감을 밝혔다.

 

 

무대에서 춤추자!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곽동규 군(가운데)
 

마지막 곡이 끝나고 첫 곡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를 다시 연주하는 앙코르 공연이 열렸다. 여러 명의 어린이들이 무대로 올라가 단원들 사이에서 신나게 머리와 손을 흔드는 춤을 추며 음악을 즐겼다. 단원들은 앞에 다가온 어린이들과 눈을 맞추며 악기를 연주했고, 관객들은 깔깔 웃으며 노래 소리에 맞춰 박수를 힘껏 쳤다.

 

공연을 본 한 학부모는 “그동안 아이가 소란을 피울까 걱정이 되어 클래식 공연을 볼 엄두를 전혀 못 냈다”면서 “여기서 아이가 마음껏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게 돼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서울시향 곽범석 문화사업팀 차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발달장애 어린이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편하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 뿌듯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공연을 계속 기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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