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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성화 봉송의 묘미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성화 봉송의 첫 주자인 피겨스케이팅 선수 유영(왼쪽)과 그 다음 주자로 달린 방송인 유재석. 인천=뉴시스

 

그리스 신화의 위대함에는 프로메테우스와 불에 관한 얘기도 도움이 됐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신들이 갖고 놀던 불을 훔쳐 인간에게 가져다준 데 분노해 프로메테우스를 산꼭대기 바위에 묶어 두고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고통을 겪게 했다. 불은 신적인 것이며 신적인 것 덕분에 인간은 동물의 세계에서 벗어났다는 인식을 읽을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에서는 경기장에 불을 피워 놓았는데 프로메테우스가 자신을 희생하면서 인간에게 선물한 불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성화는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부활된 올림픽에서는 재현되지 않다가 192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올림픽에 처음 등장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에서 채화(불을 얻음)된 성화가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 1일 한국에 도착했다. 그리스 현지에서는 축구스타 박지성 선수가 봉송(정중히 나름)했고 국내 봉송의 첫 주자는 피겨스케이팅의 기대주 유영 선수였다.

 

성화 봉송은 개막식에 등장하는 마지막 주자가 가장 관심을 끈다.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마지막 주자를 맡는 등 그 자리는 국민적 영웅인 스포츠 스타가 맡는 게 관행이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 선수가 유력한 후보다. 다만 김 선수는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로 온갖 관련 행사에 등장하고 있어 마지막 주자까지 맡는다면 김 선수가 도맡는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2014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마지막 주자로 축구선수 펠레가 유력했지만 마라톤 선수 반데를레이 지 리마가 뽑혔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결승점을 5㎞ 앞두고 선두로 달리다 한 관중에게 밀려 넘어졌으나 다시 일어나 완주해 동메달을 획득하고도 기뻐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마지막 주자로 손기정 옹이 예상됐으나 그에 이은 진짜 마지막 주자는 육상선수인 아시아경기대회 3관왕 임춘애 선수였다. 서프라이즈 효과를 내며 스포츠 정신을 일깨우는 주자를 등장시킬 수 있다면 성화 봉송의 묘미(묘한 재미)는 더 클 것이다.

 

동아일보 11월 2일 자 송평인 논설위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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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7 21:51: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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