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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돋보기]분담금에 휘청이는 유네스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11-02 23: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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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외교 전쟁터’ 된 이유는?

일러스트 임성훈

 

“위기의 순간에 우리가 할 일은 유네스코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유네스코를 개혁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최근 유네스코(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의 사무총장으로 뽑힌 오드레 아줄레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취임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유네스코는 지금 위기에 처했다. 유네스코가 외교 전쟁터가 됐기 때문.

 

유네스코를 두고 외교 싸움을 벌이던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12일 유네스코 탈퇴를 결정했다. 최근 유네스코가 한국, 중국, 네덜란드 등 8개국 14개 단체가 공동으로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기록해 올림)해주지 않았는데, 일본이 유네스코를 압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유네스코는 어떤 기구이며 왜 이런 위기에 처한 걸까?

 

군함도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평화를 위해

 

유네스코는 유엔(UN·국제연합) 아래의 교육문화기구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뒤 각국은 세계 평화를 지킬 방법을 찾게 된다. 그때 문화, 과학, 교육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협력해 평화를 지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함께 세계의 소중한 유산들을 찾아내고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교류할 수 있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미국·영국·프랑스·인도 등 30여 개국은 1945년 11월 유네스코를 세웠다. 유네스코는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등의 일을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세계의 가치 있는 유산을 세계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해주고 이를 보호하는 일이다.

 

헤브론. 알자지라

 

세계유산 두고 ‘와글와글’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유네스코는 외교 싸움에 휘말리고 있다. 하나의 유산을 두고 각국이 경험한 역사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엇갈린 해석을 하기 때문.

 

대표적인 것이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일본 군함도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의해 조선인과 중국인이 강제로 끌려가 가혹한 노동을 했던 섬으로 한국과 중국에겐 치욕스러운 장소다. 반면 일본에겐 일본 최초의 콘크리트 아파트가 들어선 곳으로 일본 근대 산업의 발전을 보여주는 곳. 한국과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은 군함도가 일본의 근대화를 상징한다며 세계유산으로 신청했고 성공했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으로 군함도를 정하면서 “군함도가 조선인, 중국인 등을 강제로 노동을 시켰던 장소라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덧붙였지만 일본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과 가깝게 지내는 미국은 유네스코가 반(反·반대함)이스라엘의 성향을 보인다는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했다. 7월 유네스코는 서아시아의 요르단 강 서쪽에 있는 도시인 헤브론을 팔레스타인 소유의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현재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헤브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자신의 땅이라며 다투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미국은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줬다고 본 것.

 

미국·일본 “으르렁!”

 

강대국이 유네스코를 자신의 입맛대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은 분담금(나누어 내는 돈)이다. 유네스코는 190여 개 회원국이 내는 분담금으로 운영돼 왔는데 미국이 22%로 가장 많고, 일본 9%, 중국 7.9% 순이다. 돈을 많이 내는 나라는 이를 빌미로 유네스코를 압박한다.

 

미국은 2011년 유네스코가 이스라엘과 사이가 나쁜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분담금 액수를 크게 줄이며 분풀이를 했다. 일본은 2015년 중국의 난징대학살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자 분담금 납부를 미뤘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중국의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수십만 명을 학살한 사건.

 

이번에도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분담금을 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새 사무총장이 과연 이런 위기에 처한 유네스코를 바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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