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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브리핑] 문구점 유머집 ‘눈살’… 유쾌한 유머집 만드는 비법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10-17 21: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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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끼의 반대말은?

《 ‘크게 웃어봐’, ‘유머인생 40년’, ‘아재씨∼ 유머 짱!!’. 500원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유머집’의 제목이다. 손바닥 만한 크기의 유머집에는 말장난, 우스개 소리, 재미있는 이야기 등이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 있다. 초등생들은 유머집을 사 모으거나 유머집에서 읽은 내용을 친구, 가족에게 농담 삼아 말한다. 하지만 유머집을 살펴보니 성차별적인 내용이나 욕설 등 유머로 보기에 적절치 않은 내용이 적지 않았다. 경기 지역 초등 6학년 A 양은 “유머집에는 성차별적인 내용이 종종 실린다”며 “‘여자가 주홍색을 좋아하면 멍청하고 미련하고 남자가 주홍색을 좋아하면 싱그럽다’는 식의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초등 4학년 B 군은 “가족들이 심한 욕설을 서로 장난처럼 주고받는 이야기가 쓰여 있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진정한 유머집이라면 읽는 이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유머를 담아야 하는 법! 재치를 뽐낼 수 있는 나만의 유머를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

 

 

일러스트 임성훈

 

 

창의력 쑥쑥 키우는 말장난

 

“곰아, 자꾸 도망 다니지 말레이∼.”

 

동물원을 탈출한 말레이 곰이 숨어 있는 곳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뉴스를 진행하던 한 앵커가 한 말이다. 비슷한 말, 반대말, 숫자, 발음 등을 이용한 말장난은 유머집에 가장 많이 쓰인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이해하기도 쉽기 때문.

 

산토끼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받기 전에는 동요에 나오는 산토끼 외에는 다른 뜻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산토끼를 반대로 읽은 ‘끼토산’, 살아 있는 토끼의 반대인 ‘죽은 토끼’, 돈을 주고 산 토끼의 반대말인 ‘판 토끼’ 등 여러 가지 의미의 토끼가 있음을 알게 된다.

 

말장난을 활용한 유머는 한국어, 외국어 등 모르는 단어를 익히고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단어의 여러 가지 뜻, 비슷한 말, 반대말, 발음, 쓰임새를 연결해 보며 단어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유머집에는 짤막한 이야기나 상황극도 적혀 있다. 유머 이야기에는 꼭 포함돼야 할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공감’과 ‘유대감(서로 가까이 연결돼 있는 느낌)’이다. 이 두 가지는 이야기의 내용을 상대가 충분히 이해하고,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 일화를 한 번 보자.

 

조용한 거리 한복판. 누군가 굉장히 시끄럽게 휴대전화로 통화를 한다. 한 어른이 눈살을 찌푸리며 “저 사람은 에티켓이 없네”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씩 짜증 섞인 표정을 보이는 상황. 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누군가의 말 한 마디가 들린다. “에(애)티켓은 없어도 어른 티켓은 있네요.”

 

어떤가? 만일 내가 저 상황에서 이 말을 들었다면 ‘피식’하며 기분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내가 그 상황에 있을 때를 상상했을 때 자연스레 공감이 되면서 슬며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것. 이런 이야기야말로 유머집에 제격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은 거야.” 개그맨 박명수는 이렇게 말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 ‘시작은 반이 아니라 그냥 시작’처럼 박명수는 속담이나 격언을 패러디한 말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이처럼 속담이나 격언을 거꾸로 생각해 보는 ‘역발상’도 유머에 활용하면 좋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격언을 ‘가만히 있으면 중간도 못 가고 꼴찌 된다’는 말로 바꾸는 것처럼 잘 알려진 말을 이용하면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현실을 지적하는 날카로운 유머를 만들 수 있다.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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