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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에서 수어 노래 전하는 최형문 씨 “수어는 아름다운 언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9-11 22: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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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면 망설이지 말아요”

유튜브에서 수어 노래 전하는 최형문 씨 “수어는 아름다운 언어”

가수 에디킴의 ‘예쁘다니까’ 음악이 흘러나오자 두 손이 천천히 리듬을 탄다. ‘자꾸 물어보는 너’ , ‘자꾸 확인하고픈 너’라는 노랫말에 맞춰 손이 물결치듯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에디킴의 노래를 수어(청각 장애인이나 언어 장애인들이 몸짓이나 손짓으로 표현하는 언어)로 표현한 이 영상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조회수 약 4만7000회를 기록했다. ‘수어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느낌인지 몰랐어요’ ‘노래로 수어를 배우니 더욱 새롭고 재밌어요’ 등 댓글도 줄지어 달렸다.

 

이 영상 속 주인공은 최형문 씨(26). 7세 때 심한 열병을 앓은 뒤 청각 장애인이 된 그는 지난해부터 수어로 노래하는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그는 왜 유튜브에 수어 노래 영상을 올리게 된 것일까? 최근 최 씨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수고했어, 오늘도’

 

최 씨가 에디킴의 ‘예쁘다니까’ 노랫말에 맞춰 ‘예쁘다’는 수어를 하는 모습. 유튜브 동영상 캡처
 

최 씨의 가슴을 울린 건 2인조 가수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노래였다. 일과를 마치고 수어로 이 노래의 노랫말을 따라하며 가사를 되뇌자 마음이 평온하게 바뀌고 하루의 피로가 풀렸다.

 

최 씨가 수어로 노래하는 영상을 촬영한 뒤 유튜브에 올려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이 순간이었다. “가슴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노랫말의 힘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의 영상을 구독하는 이는 현재 2500여 명. 이들은 ‘가사를 하나씩 곱씹게 되어 좋다’거나 ‘수어가 정말 예쁜 언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등의 댓글을 꾸준히 남긴다. 최근에는 특정 곡을 수어로 불러달라는 구독자들의 신청도 늘었다.

 

“수어로 표현했을 때 감정을 더욱 잘 전달할 수 있는 노래를 주로 고르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습하고 있어요.”(최 씨)

 

 

“가사 하나하나 이해해요”

 

수어 노래를 준비하고 부르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릴까? 최 씨는 “처음에는 3일이 걸렸지만 이제 하루 정도 걸린다”고 답했다. 그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먼저 가사를 한 구절씩 쪼개서 이해한 뒤 수어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한다. 다음은 음악 속도에 맞게 수어를 연습할 차례. 이때 음악 속도에 맞게 가사가 나타나는 노래방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수차례 연습한 뒤에야 촬영을 하고 편집까지 직접 한다.

 

“노래를 듣지 못하더라도 박자 맞추기는 자신 있습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4년 동안 비보이 활동도 했거든요.”(최 씨)

 

최근 그는 수어 노래 콘텐츠 외에도 수어로 ‘하루 10분 독서의 힘’을 알려주는 영상이나 자신이 관찰한 직장인들의 모습을 정리해 ‘사회생활 속의 변명’이라는 영상을 제작하는 등 이전보다 다양한 수어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현재 최 씨는 경기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청각장애인들 중에도 다재다능한 사람이 많다”며 “이들을 모아서 예능 프로그램처럼 영상을 기획하고 수어로 제작도 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수어는 아름다운 언어

 

“원래 잘 웃지 못했어요. 그런데 수어로 노래를 전달한 뒤부터 잘 웃는다고들 해요.”(최 씨)

 

수어 노래 영상을 제작해 시청자들과 공유하면서 그는 얼굴 표정이나 수어 표현이 풍부해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노랫말 한 구절 한 구절을 자세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다보니 표정과 손짓을 더 크고 적극적으로 사용한 덕분. “수어는 마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언어”라고 그가 강조하는 이유다.

 

최 씨는 어린이들에게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어린이들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두려워말고 망설임 없이 도전하는 용기를 가지길 바라요. 직접 해볼 때만의 재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더불어 유튜브에서 제 영상을 구독하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최 씨)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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