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시각장애인들이 좀더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각보조 애플리케이션(앱)을 무료로 공개하면서 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구팀 C랩이 개발한 시각장애인 가상현실(VR) 기기 전용 앱 ‘릴루미노’를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전자의 VR 기기인 기어 VR을 착용하고 이 앱을 실행하면 시각장애인들이 글자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릴루미노처럼 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신기술은 또 무엇이 있을까. 》

 

‘릴루미노’ 앱을 이용해 색을 반전시킨 장면(왼쪽)과 암점을 보정한 장면. 삼성전자 제공

   

더 잘 보이게 바꿔요

 

릴루미노를 사용하면 전맹(시력이 없어 빛을 인식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을 제외한 1∼6급의 시각장애인들이 뒤틀려 보이거나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끼운 기어 VR을 머리에 착용한 뒤 릴루미노 앱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앞을 볼 수 있다. 이때 릴루미노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돼 기어 VR로 보이는 영상을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준다. 이용자는 △사물의 윤곽선을 보다 뚜렷하고 진하게 보여주는 ‘윤곽선 강조’ 기능 △색의 밝기와 대비를 조절하는 ‘색 밝기/대비 조정’ 기능 △흰색을 검정색으로, 검정색을 흰색으로 바꿔주는 ‘색 반전’ 기능 △화면에 보이는 장면의 전체적인 색상을 바꿔주는 ‘화면색상필터’ 기능 등을 조작해 자신의 눈에 더 잘 보이도록 조정할 수 있다.

 

릴루미노는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 ‘암점’이나 시야가 좁아진 ‘터널시야’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미지를 다시 정렬해 보여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보이지 않았던 부분을 주변의 다른 공간에 따로 배치해 보여주거나, 화면을 작게 줄인 뒤 가운데로 모아 시야가 좁은 사람도 풍경이나 사물의 전체를 볼 수 있게 돕는 것.

 

‘소리우산’ 앱의 주변환경 레벨 설정 기능. 앱 화면 캡처

   

위험하면 ‘부웅부웅’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인 휴먼미디어테크는 청각장애인에게 위험한 상황을 진동으로 알려주는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 앱을 최근 개발했다. 스마트밴드인 ‘소리우산 밴드’를 손목에 찬 상태에서 소리우산 앱을 실행하면 주변의 소리를 인식해 스마트밴드의 진동을 울린다.

 

예를 들어 앱을 ‘실내환경’으로 설정해두었을 때, 실내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큰 소리가 인식될 경우 스마트밴드가 진동한다. 갑자기 시끄러운 화재경보나 물건이 와장창 떨어지는 소리가 나면 진동이 울려 위험을 알리는 것.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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