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한국 찾은 고려인 초등생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8-22 21:07:57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할아버지의 나라 아름다워요”

재외동포재단이 연 ‘고려인 청소년 초청 한국어 집중캠프’에서 춤을 추며 한글 노래를 배우는 고려인 어린이들
 
 

올해는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정착함)된 지 80주년이 되는 해다. 고려인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에 사는 한인 교포. 독립국가연합은 소련(지금의 러시아)에 소속됐던 국가들이 만든 정치공동체를 말한다. 현재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9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19세기 말부터 한인들은 러시아의 극동 지역에 가서 살았다. 1930년대 러시아 지역에 사는 한인은 20만여 명. 공동체를 이룬 이들은 스스로를 ‘고려인(고려사람)’이라고 불렀다. 1937년 소련은 소수민족을 탄압하는 정책을 펴면서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로 이주시켰다.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고려인 초등생 80명이 26일까지 한국을 찾는다. 증조부나 고조부가 중앙아시아에 정착해 살아온 이들은 대부분 고려인 교포 4, 5세. 주로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한다.

 

각 국가 공관(외교부의 파견 기관)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서울 서초구)이 여는 ‘고려인 청소년 초청 한국어 집중캠프’에 9박10일 동안 참가한다. 어린이들은 전주전통문화연수원(전북 전주시)을 방문해 유생 의복 입기, 활쏘기, 다도 등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노래하기, 춤추기 등 놀이 활동을 하며 한국어를 배웠다. 롯데월드, 한글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21일 오후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고려인 어린이들이 노래와 춤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수업 현장을 찾았다.

 

아버지에게 배운 ‘사랑’이라는 단어를 적은 멘 아리나 양
 
 

‘고향의 봄’ 불러요

 

어린이들은 팔을 한 쪽으로 쭉 뻗고 위 아래로 휘저으며 상어의 입 모양을 흉내 내는 춤에 푹 빠져 있었다. ‘힘이 센 아빠 상어’라는 노랫말에 맞는 율동을 배운 것. ‘귀여운 아기 상어’라는 가사에는 손동작을 작게 하고 ‘예쁜 엄마 상어’라는 가사를 배울 때에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 동작을 하며 한국어의 뜻을 배웠다.

 

어린이들은 이어서 홍난파가 작곡하고 이원수가 작사한 노래 ‘고향의 봄’도 배웠다. 김 라다 양(12·키르기스스탄)은 “어린 시절 키르기스스탄에서 성악을 배울 때 이 노래를 들어보았다”라며 반가워했다.

 

한국음식 맛 ‘최고’

 

캠프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던 체험활동은 ‘활쏘기’였다. 김 알비나 양(13·카자흐스탄)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활을 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며 “한복을 갖춰 입고 활을 쏘니 마치 그 드라마 장면 속에 나오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한국 음식을 꼽은 어린이들도 있었다. 멘 아리나 양(13·카자흐스탄)은 “맛있어요”가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 단어라고 했다.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맛있어요’를 연발했기 때문. 아버지가 고려인, 어머니가 러시아인인 멘 양은 집에서 순두부찌개, 국수 등을 자주 먹는다.

 

“한국에 직접 와서 먹은 불고기, 김밥, 비빔밥 등은 좀 더 짜고 매웠지만 정말 맛있었어요. 집에 돌아갔을 때 어머니의 음식을 먹고 ‘맛있어요’라고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싶어요.”(멘 양)

 

김 알비나 양은 체험활동 중 활쏘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국어 열심히 배울래요”

 

이들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어린이들에게 “나에게 한국은 무엇?”이라고 묻자 “높은 건물이 많은 곳”, “아름답고 깨끗한 나라”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

 

노가이 예카테리아 양(11·우즈베키스탄)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어떤 나라인지 궁금했었는데 산과 나무도 많고 건물도 정돈돼 아름답고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한국에 뿌리를 둔 고려인으로서 한국어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어를 더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 한국과 고려인들을 이어줄 수 있는 통역사가 되고 싶어요.”(김아델리아 양·10·키르기스스탄)

 

글 사진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지역난방공사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비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