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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얼 담긴 우리말
‘광복 72주년’ 한글 지킨 독립운동가들

1929년 이윤재 선생이 한글 강습 뒤 학생들과 찍은 단체 사진. 김해시청 제공
 
 

‘이제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라. 한글 이름은 일본식으로 고쳐 쓰라. 모든 교과서는 일본어로 쓰겠다. 한글로 쓰인 신문과 잡지도 보지 말라.’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말을 말살(뭉개 없애버림)했다. 민족의 얼(정신)이 담긴 말과 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 우리민족의 정체성을 흔들기 위함이었다. 일제강점기 당시에는 학교에서 일본어를 가르쳤으며 이름 역시 일본식으로 바꾸어 불러야 했다. 우리말을 쓰면 일본 경찰에게 잡혀갔다.

 

하지만 우리민족은 일본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우리말과 우리말에 담긴 정신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일제강점기 한 독립운동가가 1929년 한글 강의를 연 후 찍은 단체사진 한 장을 최근 김해시청이 공개했다. 한뫼 이윤재 선생(1888∼1943)이 그 주인공.

제72주년 광복절인 8월 15일을 맞아 우리말을 지키며 일제에 저항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알아보자.

 

이윤재 선생. 국가보훈처 제공

민족을 하나로 모으다

 

“너희들은 틀림없이 독립을 보리라. 그러자면 지금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1930년대 중학교 선생님이었던 이윤재 선생이 제자들에게 남긴 말이다. 그는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이르는 우리나라 역사, 독립운동사, 한글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며 민족 교육에 앞장섰다.

 

특히 우리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나라를 되찾은 뒤 우리말이 우리 민족을 하나로 모아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 지역마다 달랐던 한글 맞춤법 정리를 주도해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발표한 것도 그 이유였다.

 

그는 민중을 대상으로 한글 강의를 열고, 동아일보에 민중을 계몽(가르쳐 깨우침)하는 글을 여러 편 썼다. 3·1운동, 독립 계몽운동 단체인 수양동우회 활동, 조선어학회 활동 등으로 인해 잦은 옥살이를 거쳤고 1943년 끝내 감옥에서 순국(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침)했다.

 

 

 

 

 

 

 

 

 

 

한글 맞춤법 통일안

 

몰래몰래 우리말 사전을

 

주시경 선생. 동아일보 자료사진

“말과 글을 잃으면 민족도 멸망한다.”

 

주시경 선생(1876∼1914)은 1908년 한글 학술단체인 국어연구학회를 설립했다. 독립신문, 만민공동회 등 각종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민중이 이해하도록 쉬운 글로 적어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조선어연구회(1921), 조선어학회(1931)와 오늘날 한글학회로 이어지며 한글을 지키는 주축이 되고 있다.

 

주시경 선생은 우리말의 문법을 최초로 정리한 인물이기도 하다. ‘국문문법’ ‘대한국어문법’ ‘국어문전음학’ 등 국어 문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들을 펴냈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왼쪽)와 2권 첫 장. 한글학회 제공

 

 

주시경 선생의 제자들이 속한 조선어학회가 펼친 1930년대 대표적 활동은 바로 ‘말모이 작전’. 사람들에게 평소에 쓰는 말을 써서 보내라고 한 뒤 같은 뜻을 가진 단어를 묶어 사전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 당시는 일제가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말을 쓰지 못하도록 탄압하던 때. 사전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챈 일제가 1942년 조선어학회 회원 33명을 감옥에 가두면서 사전 편찬 작업은 중단됐다.

 

광복 후 사전을 만들려고 모아둔 2600쪽에 달하는 원고가 발견되면서 1947년부터 1957년까지 ‘큰사전’ 6권이 만들어졌다.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도움말=국립한글박물관, 김해문화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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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3 22:15:1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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