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올바른 정치를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치란 정치인들이 하는 것만은 아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비롯해 생활 속에서 사람들 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정치다.

 

어린이들이 실생활에서 바람직한 정치를 실천하는 사례들을 바탕으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문제 파악하고 해결해요

강원 남원주초 학생들이 계획한 캠페인이 진행되는 모습. 남원주초 제공

 

어린이들은 학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자치활동에 참여하면서 올바른 정치를 배울 수 있다. 국민이 나라의 일에 나서는 것처럼 학생이 학교 문제에 나서면서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기르는 것.

 

학교에 대한 건의사항이 생기면 학교에 마련된 여러 통로를 통해 건의사항을 제기하고 해결해보자. 학급회의에서 학급 대표에게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대표를 통해 전교 학생회의에서 다뤄지게 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남원주초(강원 원주시)는 전교 학생회의에서 어떤 문제가 제기되면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만들고 직접 해결한다. 예를 들어, 급식소에서 떠들고 예절을 지키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급식 예절 캠페인 계획을 세우고 참여한다.

 

광주 서구에 있는 금부초는 학생들이 학교 행사 대부분을 계획하고 운영한다. 학급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모아온 학급 대표들과 전교 임원단이 모여 ‘운동회는 어떤 종목으로 구성할지’, ‘음악회는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것.

 

학교에서 진행되는 선거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경험도 중요하다. 후보 연설이나 토론회에서 나오는 공약을 중심으로 후보들을 관찰하고 내 의견에 따라 투표하면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에 의견 전해요

전교 자치회의에 참여한 광주 금부초 학생들. 금부초 제공

 

직접 지방자치단체에 의견을 전달해보면서 민주 시민이 가져야 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기를 수도 있다. 군포양정초(경기 군포시) 4학년 학생들은 학교 인근을 돌아다니면서 쓰레기통 부족, 공중화장실의 나쁜 위생 상태 같은 지역문제를 직접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교실로 돌아와서는 조별로 지역문제와 해결방안을 발표하고 민원실을 통해 직접 시청,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에 그 내용을 전달한다.

 

서울시청, 경북도청 등 지방자치단체나 국회의사당에서 진행하는 의회 체험 및 방문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장자초(경기 구리시)의 학생회 학생들은 매년 구리시의회를 방문해 시의원들이 하는 일을 알아보고, 학교 문제에 대해 토의하는 모의 의회에 참여하며 민주주의를 배운다.

 

 

네 생각은 뭐야?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 민주주의에서 바람직한 정치란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해나가며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기 때문.

 

경기 동두천시 지행초에서는 5학년들을 대상으로 토론 수업이 이뤄진다. 학생들은 한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토론을 하며 ‘상대의 말 끝까지 듣기’, ‘논리적으로 반박하기’ 같은 토론에 참여하는 올바른 태도를 학습하는 것.

 

군포양정초 이영근 선생님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때 나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고 싶더라도 상대방의 말을 일단 경청해보고 상대의 ‘논점이 무엇인지’, ‘근거가 적절한지’ 등을 생각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상대의 주장이 잘못됐다면 논리적으로 반박해보고 타당하다면 받아들이며 올바른 태도를 확립할 수 있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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