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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마지막 사법 시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6-29 22: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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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연세대 백양관에 마련된 2017년도 제59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 시험장에 수험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조선시대 정인지는 세종의 명으로 편찬한 역사책 ‘고려사’의 서문(머리말)에서 태조 왕건의 건국, 광종의 과거제 도입, 성종의 종묘와 사직 확립, 문종 때의 태평성대, 이후의 쇠락(쇠약하여 떨어짐)으로 간략히 고려사를 요약하고 있다. 과거제가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었는지 보

여주는 대목이다. 과거는 중국에서 귀화(다른 나라의 국적을 얻음)한 자문관 쌍기의 건의로 도입돼 조선 말 고종이 폐지할 때까지 이어졌다. 시험으로 공무원을 충원하는 것은 유교 문화권의 오랜 전통이다. 그 현대판이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라고 할 수 있다.

 

고시 하면 가장 먼저 사법시험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행정직 5급이 되고 외무고시에 합격하면 외무직 5급이 되지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검사가 되면 3급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사법시험이 24일까지 치러진다. 외무고시는 2013년 시험을 끝으로 사라졌다. 행정고시가 남았다고는 하지만 고시의 상징과도 같은 사법시험이 사라지는 것은 고려 광종 이래 1000년 넘게 순전히 시험만으로 인재를 등용하던 전통의 종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법시험 합격은 옛날로 치면 과거 급제와 같은 것으로 온 동네의 경사였다. 언론은 합격자 발표가 나면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인간 승리’를 이룬 화제의 인물을 찾아다녔다. 사람들은 그런 스토리에서 희망을 읽었다. 서울대가 위치한 관악구 신림동에는 고시학원과 고시원이 밀집한 고시촌이 형성됐다. 떠들썩한 합격의 기쁨 뒤에 더 많은 불합격자의 절망과 고시 낭인(浪人·일정한 직업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의 우울도 있었다. 고시의 종말과 함께 고시촌은 활기를 잃고 인생역전의 꿈도 사라지고 있다.

 

동아일보 6월 23일 자 송평인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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