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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에서]침착하게 ‘지역번호+120’ 눌러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6-21 22: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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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침착하게 ‘지역번호+120’ 눌러요

“어? 저거 고라니 아닌가?”

 

얼마 전 취재일정 때문에 경기 동두천시를 찾았을 때였어요.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가 도로 한 가운데에서 방황하는 아기 고라니를 발견했어요. 자세히 보니 머리에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답니다. 달리는 차에 치여 머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방향 감각을 잃고 도로를 배회(목적 없이 돌아다님)하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일단 비상등을 켜고 차를 한 쪽에 세운 뒤, 고라니를 도로 옆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켰어요. 움직이는 고라니를 꽉 잡고 119에 신고를 했고 십여 분 후 소방관들이 고라니를 안전하게 데려갔답니다.

 

 

머리가 하얘져요

 

어때요? 제가 대단한 고라니 구출 작전을 한 것 같나요? 실은 전혀 아니었답니다. 지금부터 진실을 말해줄게요.

 

피를 흘리는 고라니를 마주치자마자 저는 너무 당황해서 얼어붙었어요. 로드킬(road kill·동물이 자동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 기사를 여러 번 쓰기도 했고 동물에 관심이 많아서 로드킬 관련 책을 평소에 많이 보기도 했는데도 말이지요. 막상 실제로 차에 치인 동물을 보니 머리가 하얘졌어요. ‘어디로 신고해야 하지?’, ‘동물병원에 먼저 데려가야 하나?’ 등 수많은 생각이 머리에 스쳤을 뿐 몸은 움직이지 않았어요. 그렇게 몇 분을 고민한 끝에 정신을 차리고 겨우 신고를 했답니다.

 

여러분도 가족들과 차를 타고 가다가 충분히 저와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답니다. 눈앞에서 동물이 고통스러워하고 있거나 끔찍한 동물의 사체를 보면 너무 놀랄지도 몰라요. 하지만 심호흡을 하고 침착하게 신고하면 좋겠어요. 빨리 신고를 해야 동물이 더 아프기 전에 구조될 수 있고, 사체에 다른 차가 부딪치는 2차 사고를 막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119로 신고하기보다는 ‘지역번호+120’으로 꼭 신고해주세요. 120으로 전화하면 지역의 로드킬 담당부서 직원들이 출동해 능숙하게 도와주시기 때문이지요. 고속도로에서는 고속도로 콜센터(1588-2504)로 신고해주세요.

 

 

생태통로 더 필요해

 

이번 일을 겪으면서 로드킬은 우리 주위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어요. 로드킬로 인해 한 해 약 30만 마리나 되는 야생동물이 세상을 떠난다고 하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알을 낳기 위해 산란지(알을 낳는 곳)로 이동하는 두꺼비부터 먹이를 찾아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 고라니까지 다양하지요. 심지어 도심에서는 유기견이나 길고양이가 먹이를 구하려고 돌아다니다가 교통사고를 많이 당해요.

 

로드킬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동물들의 주요 이동통로를 피해 도로를 만들거나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지날 수 있는 생태통로를 충분히 만드는 방법이 있지요. 운전자들도 야생동물이 갑자기 나올 수 있는 장소임을 경고하는 표지판을 보면 조심스럽게 운전해야 하고요.

 

우리가 동물이 사는 곳에 도로를 만들어 이런 사고가 일어나게 된 만큼 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글 사진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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